[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야권은 24일로 예정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을 하루 앞둔 23일 사법당국에 원 전 원장에 대한 조속한 출국금지 조치를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은 국정원 불법대선 개입과 정치공작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도 막아야 하지만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기밀을 다루는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을 지낸 사람이 퇴임하자마자 외국에서 장기체류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면서 "원세훈 전 원장의 외국체류 자체가 국가기밀과 정보유출 등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가능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미국에 망명한 김형욱 중정부장이나 개인적 공명심ㆍ사욕을 위해 망명한 전 국정원 직원 등으로 인한 국가적 폐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원세훈 전 원장이 야반도주 하듯 출국해 외국에 체류하려는 것은 국가기밀을 다루는 국정원 직원들의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를 부채질할 위험도 있다"며 "원 전 원장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국가 기관인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국정원 대다수 직원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장본인으로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원 전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요청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19일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과 관련, 국가정보원법위반과 명예훼손혐의로 원 전 원장과 국정원 여직원을 고소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을 지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퇴임 사흘만에 내일 도피성 출국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원법 위반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상태에서 미국으로 도피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기문란 사태를 일으킨 책임을 어떻게든 피해보려는 저열한 꼼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역시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을 무마하기 위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도피를 허용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출국금지를 촉구하고 "아울러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로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사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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