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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 "진로, 좁은 길을 벗어나 열린 길을 따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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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화여대에서 특강.."여성 리더십에서 여성이 강조되지 않은 시대 온다"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 "진로, 좁은 길을 벗어나 열린 길을 따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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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드류 길핀 파우스트 하버드대학교 총장이 22일 이화여대를 방문해 '여성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다'를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강연에 앞서 '명예 이화인'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화여대는 파우스트 총장이 사학자로, 교수로 또 하버드대 역사상 첫 여성 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전쟁과 노예제도에 처한 미국 여성의 삶에 대한 연구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남다른 공헌을 한 점을 인정해 '명예 이화인'에 선정했다.

파우스트 총장은 이화여대 교정을 방문하면서 느낀 소감을 자신의 경험담에 빗대어 설명했다. "숲이 우거진 이화여대 캠퍼스를 걸으면서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가 쓴 '셰익스피어의 누이'라는 에세이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버지니아 울프는 깊은 생각에 잠겨 한 대학 캠퍼스 잔디밭을 지나고 있었는데 한 남성이 경악스런 얼굴로 그녀에게 나가라고 손짓을 한다. 그 에세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학생과 학자들만이 걸을 수 있는 영역을 여성이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파우스트 총장은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의 첫 여성 총리도 이화 졸업생이었으며, 그 분으로 인해 지난 달 첫 여성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도 이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교육열은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지만, 여전히 여성 교육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왜 여성을 교육시켜야 하는가? 첫째는 그것이 공정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기 때문이며, 마지막은 그로 인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파우스트 총장은 "교육은 단순히 소득과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인류를 진화시키고,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간의 역량을 극대화시켜준다"고 설파한다.


실제로 여성의 교육을 확대한 경우 국가 GDP가 증대된 사례도 설명했다. 그는 "최근 월드뱅크의 보고서에 의하면 케냐의 경우,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여아를 포함해 160만명의 청소년 여아를 교육시켰을 때 매년 국민총소득이 34억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며 "다양한 이유로 여성인력을 배제하는 국가가 있다면 그 국가는 스스로 성공을 저해하는 국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서 여성 CEO는 전체 4%에 불과하다. 전세계적으로 이사회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고 한국도 1.9%에 그친다. 정치 분야에서도 미국 의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의석은 고작 20%다. 파우스트 총장은 "우리의 과제는 여성을 교육시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재능과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창출해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여성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어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도 파우스트 총장은 여성 리더십과 관련한 질문에 "2008년 취임식 자리에서 나는 '여성' 총장이 아니라 '총장'이라고 답한 적 있다"며 "여성 리더십에서 여성이 강조되지 않은 시대가 올 것이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취업과 진로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이 지름길 같은 커리어 패스를 정해놓고 좁은 시각으로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좁은 시선은 주변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내가 공부할 당시만 해도 하버드는 도서관에 여성 출입이 금지 됐는데 여러 가지 놀라운 일들로 내가 하버드대 총장이 됐다. 어떤 길을 정해놓고 길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열린 길을 따라가라. 그럼 예상치 못한 길에 도달할 것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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