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합병 뒤 단 10여명만 파견, '자기사람 심기식' 인사 지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동부일렉)를 인수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인사가 회자되고 있다.
김 회장은 2726억원이나 투자한 회사에 10여명의 동부 임직원만 보내는 등 대우일렉 직원들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
19일 동부그룹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대우일렉에 이재형 부회장 등 단 10여명의 임직원만 대우일렉에 파견하는 것으로 임원인사를 끝냈다. 최고재무담당자(CFO)인 이재국 부사장과 인사팀장, 홍보팀장 등만 교체하고 영업, 국내외 마케팅, 생산 조직에는 일체 손을 대지 않았다다.
14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대우일렉을 인수한 뒤 단 10여명의 임직원, 그것도 비즈니스와 관련된 부분은 모두 종전 그대로 믿고 맡긴 셈이다.
김 회장은 유수의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며 동부그룹을 국내 굴지의 그룹으로 일궈 온 인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기업인수 인수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그룹차원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 소위 '자기사람 심기식' 인사를 하지 않는다.
이 부회장 역시 대우일렉 인수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덕분에 동부그룹에 합병된 뒤 대우일렉의 내부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영업, 마케팅, 생산 등 가전 사업과 관련한 조직들은 거의 대부분의 임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성 전 대우일렉 사장 역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으며, 내부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기존 경영진에게 사업을 믿고 맡겨주며 오히려 내부 결속력이 단단해지고 있다"면서 "합병되고 난 뒤에는 예전 대표이사가 회사를 떠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성 전 사장이 COO를 맡으며 조직내 임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가 대우일렉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일렉은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는 동안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는 매출이 1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128억원에 달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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