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5년 전에는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이젠 어느덧 대표팀 최고참 나이다. 운동장에서 당당하게 내 몫을 해내겠다."
'황투소' 황지수(포항)가 극적으로 다시 찾은 태극마크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황지수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A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릎 부상을 당한 김두현(수원)을 대신해 대표팀 소집 당일인 18일 대체 선수로 선발된 것이다.
황지수는 이날 파주NFC 입소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수원전이 끝난 뒤 갑작스레 연락을 받았다"라며 조금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어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대표팀에도 뽑힌 것 같다"라며 "오랜만에 파주로 돌아와 정말 좋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무려 5년여만의 A대표팀 합류다. 황지수는 지난 2008년 1월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처음 승선해 A매치 2경기를 뛰었다. 이후 악재가 이어졌다. 입대제한 연령을 잘못 계산한 탓에 2009년 갑작스레 군 입대가 결정됐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챌린저스리그(전 K3리그) 양주시민구단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갔지만 한계가 있었다. 자연스레 태극마크와도 멀어졌다.
2011년 말 군복무를 마치고 포항에 돌아온 뒤로도 모든 것이 불투명했다. 사실상 2년여의 공백을 거친 터. 스스로도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땀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프로 데뷔 후 첫 2군 생활도 마다않고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중원에서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살아나며 지난 시즌 초 일찌감치 1군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이윽고 주장 완장까지 찬 뒤 포항을 FA컵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대표팀 재승선이란 기쁨을 맛봤다.
어렵게 되찾은 태극 마크인 만큼 각오는 남다르다. 황지수는 "처음 뽑혔을 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어느덧 대표팀에서 (이)동국이형을 제외하면 최고참인 나이"라며 "이젠 운동장에서 당당하게 내 몫을 해 내겠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대표팀의 수비 불안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기회만 주어진다면 포백 라인 위에서 수비의 1차 저지선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라고 다짐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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