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방침 재확인...'국내 5위 생보사' 놓고 한화·교보·MBK파트너스 등 각축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네덜란드의 금융 건전성 감독기관인 중앙은행이 ING그룹의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 마무리 시점을 올해 12월로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회계년도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ING 인수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수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18일 "지난달 유럽 출장 도중 네달란드 중앙은행의 보험담당 최고책임자를 만나 ING생명 매각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며 "네덜란드 금융당국은 이 자리에서 'ING생명 한국법인 지분 가운데 51%를 올해 말까지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2008년 ING그룹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이후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ING생명 모기업인 ING그룹이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는 대신 현지 중앙은행과 구조조정 협약을 맺었는데, 이 일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네덜란드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ING그룹은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을 마무리짓고 올해 말까지 네덜란드 정부에 구제금융을 상환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ING그룹이 앞으로 갚아야 할 공적자금은 30억유로(약 4조3408억원) 정도다. 하지만 계획이 무산되자 지난해 말 일정 재조정을 통해 아시아 보험부문 매각을 2016년 말까지 늦췄다. 한국법인의 경우 로드맵상 매각 시한이 올 연말까지로 정해졌다.
김 부원장보는 이에 대해 "ING가 한국법인을 매각하고 철수하면 향후 시장 재진입이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을 통해 '매각을 재고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확고한 매각 방침만을 재확인한 셈이 됐다.
네덜란드 금융당국의 입장이 명확한 만큼 ING생명 매각 작업은 새 회계년도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ING생명의 내실이 탄탄한데다 규모도 국내 생명보험사 5위에 올라 있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인수에 따라 생보업계의 지각변동이 가능하다. 지난해와 달리 지분의 일부(51%)를 먼저 매각한다는 방침도 흥행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현재 물망에 오르는 대상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신한금융을 비롯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 등이다. ING그룹 아시아태평양 고위 임원은 지난달 이들 업체를 방문해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바클레이즈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물밑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바클레이즈는 지난해 KB금융지주의 자문을 맡은 바 있다.
보고펀드는 지난해 동양생명 매각 자문을 담당했던 크레디트스위스와 다이와증권을 자문사로 두고 있다.
ING생명 인수전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에도 매물로 나온 만큼 상황 파악에 필요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수봉 부원장보는 'ING생명 매각 시한을 정해놓은 게 ING에 불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ING그룹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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