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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공직생활 마무리 하는 권혁세 원장.. "박수칠 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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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공직생활 마무리 하는 권혁세 원장.. "박수칠 때 떠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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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금감원은 제가 첫번째 CEO로 일한곳이기에 애정과 감회가 남다릅니다. 특히 부임하자마자 저축은행사태와 같은 세상을 흔드는 일로 금감원 식구들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습니다."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며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년을 회상했다. 금감원 직원들과의 이임식을 마치고, 조용히 지난날을 정리하며 본인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서다.

2011년 3월,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발발한 직후 금감원장에 취임했을 당시를 그는 '혹독한 시련'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의 임기 중에만 26개의 저축은행이 퇴출되면서 시장은 출렁였고, 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나 5000만원 이상 예금자들이 보상을 호소했다. 소비자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했던 권 원장과 금감원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난이 들끓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문제의 본질을 다시 확인하고, 재정비하는 것으로 사태 해결에 나섰다. 우선 2010년까지만 해도 25명에 불과하던 검사인력을 60여명으로 늘렸다. 당시 100여개에 달하던 저축은행의 불법·부실을 검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검사'와 '감독' 기능을 따로 떼어놨다. 서로 견제 기능을 가진 조직이 한 데 묶여 있었다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감독과 검사 인프라가 갖춰진 것은 권혁세 원장의 부임 이후부터 라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이밖에 은행, 보험, 증권, 서민금융 등 각 업권별 임직원에 대한 교차인사를 단행하고, 퇴직 후 금융회사 감사로의 재취업도 막았다. 도덕적 해이나 장기 근무에 따른 업무 태만 등을 근절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33년 공직생활 마무리 하는 권혁세 원장.. "박수칠 때 떠난다" 지난해 5월16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좌측에서 네 번째)이 경북대학교에서 개최된 캠퍼스 금융토크게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 및 상담 행사를 통한 금융소비자 보호 역시 그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다. 서울 뿐 아니라 각 지방 소재의 대학 캠퍼스를 직접 발로 뛰며 진행한 '캠퍼스 금융토크'는 스스로 손꼽는 금감원의 대표행사였다. 2011년 11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전남대, 서울금융고, 한양대, 경북대, 충남대 등 전국 각지의 대학을 찾았다. 이동거리만 2700km 이상, 만난 학생들의 수 만 3500여명이 넘는다.


학생들과의 대화 중 의미있는 아이디어는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현재 준비중인 '서민 맞춤형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캠퍼스 금융토크 행사에 항상 금융권 인사담당자와 동행해 학생들이 금융권 취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갈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기도 했다.


전국 각지 금융소비자들의 민원을 직접 챙기기 위해 버스를 개조해 만든 '금융사랑방버스' 역시 권 원장이 각별히 챙기는 행사였다. 그는 성과를 꼼꼼히 챙기며 관련 임직원들에게 보다 더 자주, 더 멀리, 필요한 곳을 찾아다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생업이 바빠 따로 금융기관이나 상담기관을 찾을 수 없는 저소득층에게 특히 호응을 얻었다.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다. 가계부채, 하우스푸어, 서민금융, 기업부실 정리 등 금융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문성과 경험이 많은 금감원이 잘 뒷받침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임직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차기 정부를 위한 선택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권 원장은 "사실 많은 금감원 직원들이 제가 더 있어주기를 바랬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박수 받을 때 떠나라는 구절처럼 새로운 금융수장이 온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금감원장으로 내정된 최수현 수석부원장에 대해서는 "현안을 맡아 잘해나갈 것"이라며 "금감원의 고충과 애환을 함께 겪어 누구보다 여러분을 잘 다독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권 원장은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하루도 쉬지 못한 만큼 일단 여유있게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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