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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의 '아젠다 2010'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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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게르하르트 슈레더 전 독일 총리가 2003년 3월 14일 독일 하원에서 '어젠다 2010'을 내놓을 때만 해도 독일은 '유럽의 병자'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었다. 전체 근로자의 11.6%에 이르는 400만명 실업 수당을 받고 있었으며, 2002년 독일의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1%, 2003년에는 0% 성장에 그칠 정도로 경제 상황도 볼 품 없었다. 당시 독일의 경제·노동부 장관을 지난 볼프강 클레멘트는 당시 독일에서는 실업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고 다만 관리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아젠다 2010이 나온 뒤 독일 노동시장 및 사회복지 체계는 전면적으로 개편됐다.


당시의 개혁은 성공했을까?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은 2008년 경제 위기였다. 경제위기 이후 유럽 각국의 경제가 침몰했지만, 독일 경제는 주변국들에 비해 월등히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오늘날 여러 국가에서는 당시 슈뢰더가 제시했던 아젠다 2010을 경제 회생의 안내서처럼 학습하고 있으며, 슈뢰더 총리 자신도 전 세계를 누비며 강연을 다니고 있다.

당시 아젠다2010의 주된 초점은 독일의 노동 시장을 보다 유연화하자는 것이었다.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쉽게 해고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했다. 또한 파트타임과 임시직에 대한 규제들도 풀어서 파트타임 일자리와 임시직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실업자에 지원 체계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로 놔눠 지원었던 것을 하나로 통일함으로써 재정 부담을 줄였다.


뿐만 아니라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실제 취업에 나서는 자극책을 만들기도 했다. 아젠다 2010에 따라 실업 급여 기간은 통상 1년으로 줄어들게 됐다.(다만 55세 이상인 경우에는 18개월만 지급하는 것을 인정했다.)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까다롭게 고를 수 있는 조건 자체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슈뢰더의 아젠다 2010이 발표된 뒤 슈뢰더의 소속정당인 사회민주당(SPD)는 심한 내분을 겪게 됐고 수많은 이탈자들이 발생했다. 슈뢰더는 선거에서 복지 정책의 후퇴는 없다고 밝혔지만, 전격적으로 복지 수준을 낮춘 것이다. 기존의 SPD 지지자들은 슈뢰더 총리가 내놓은 아젠다 2010은 국가가 국민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슈뢰더 총리가 수많은 독일 국민들을 낮은 급여의 장래성이 없는 직장에서 밀어넣었다고 비판했다. 다음 선거에서 SPD는 아젠다 2010 때문에 핵심 지지층을 상실해 정권을 야당에 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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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입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쾰른 경제 연구소의 미카엘 휘터소장은 아젠다 2010이 나오기 전부터 독일에서는 저임금 직업이 늘어나고 있었으며, 파티타임 일자리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중 상당수는 육아문제 등으로 근로자들 원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여러 나라에서 아젠다 2010을 자국의 방식에서 채택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젠다 2010은 노동시장 유연화 함께 세금을 인하해주는 것이 핵심 내용인데, 현재 세계 각국은 세금 인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재정을 갖춘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아젠다 2010은 내수시장 대신 적극적인 수출 전략을 채택했는데,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각국이 수출을 통해 경기를 타개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스페인이 아젠다 2010과 유사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판 아젠다 2010도 성공할 수 있을까?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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