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4억달러가 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으며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로 나서는 데 기여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칸타미디어(Kantar Media)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2년 미국시장에서 쓴 휴대전화 부문 광고비용은 4억100만달러로 애플이 지출한 3억33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자사 제품을 ‘더 넥스트 빅 씽(The Next Big Thing)’으로 칭하는 일련의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 스포츠 최대 이벤트로 광고집중효과가 높은 ‘슈퍼볼(미식축구 챔피언결정전)’에 애플을 겨냥한 광고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같은 대형박람회 대신 자체적인 ‘모바일 언팩’ 행사를 통해 차기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갤럭시S2의 경우 2011년 2월 MWC에서 공개됐지만, 지난해 갤럭시S3는 영국 런던에서 독자 공개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30.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2011년 19.0%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결과다. 반면 애플의 경우 2011년 18.8%에서 지난해 19.1%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마트폰 메이커들 간의 기술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기에 이제는 마케팅에 얼마나 쏟아부을 수 있는지가 점차 중요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의 마이클 시버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삼성전자는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고, 성공을 위해 크게 투자할 의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 2위 통신사 스프린트넥스텔의 파레드 아딥 상품개발부문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제품 마케팅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통사 입장에서도 중요하다”면서 “단말기 대신 요금제와 네트워크 품질개선 등에 마케팅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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