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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서울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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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서울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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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서울은 좀처럼 약점을 찾기 힘든 팀이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김봉길 인천 감독은 시작 전 취재진에게 엄살을 떨었다. 원정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푸념과 달리 결과는 인천의 짜릿한 3-2 역전승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서울이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수비 뒷공간이 자주 열리더라. 선수들에게 나와서 공을 받기 보단 빈 공간을 노리라고 주문했다. 우리에게 승점 3점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지레 겁먹어 물러서지 않고 강한 압박으로 맞서길 주문했다."


인천은 서울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인천의 활발한 측면 공격은 서울의 약점인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동시에 적극적 압박으로 상대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측면 공격과 강한 압박


김 감독의 말대로 이석현과 김남일은 전반전 내내 중앙에서 남준재-한교원 등 발빠른 측면 자원을 향해 침투 패스를 찔러줬다. 특히 공격적 성향이 강한 에스쿠데로-고요한이 포진한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자주 노렸다. 남준재는 부지런히 수비 뒷공간을 꾸준히 파고들며 고요한의 체력을 떨어뜨렸고, 수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했다.


노력은 후반 33분 결실을 맺었다. 인천의 역습 기회에서 찌아고는 중앙선 아래서부터 페널티 지역까지 50여 미터를 단독 돌파,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준족인 고요한이 전력 질주로 따라갔지만 거리는 점점 벌어졌다. 교체 투입된 찌아고에 비해 체력이 많이 소진돼 있었던 것. 인천의 집요한 측면 공격이 낳은 부산물이었다.


여기엔 강한 압박도 힘을 보탰다. 객관적 전력 열세에 원정 경기의 불리함에도 라인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려 상대를 견제했다. 특히 김남일-구본상은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 압박으로 하대성-고명진을 철저히 봉쇄했다. 이렇다 보니 서울의 공격은 동맥경화를 앓았다. 하대성의 전방 가담과 고명진의 전진 패스는 서울 공격의 엔진이나 다름없다. 두 옵션이 모두 막힌 탓에 서울은 장점인 중앙 공격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탈압박 능력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이 때문에 데얀, 몰리나 등 전방 공격수들은 페널티 박스 밖으로 자주 내려와야 했고, 그만큼 공격 효율은 떨어졌다.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에스쿠데로와 몰리나는 전반전에 불필요한 몸싸움으로 각각 경고를 받기도 했다. 덕분에 인천의 포백 수비엔 한결 부담이 덜해졌다. 수문장 권정혁의 선방 쇼는 덤.


디펜딩 챔피언마저 무너뜨리는 강한 압박 능력과 측면 공격력. 올 시즌 인천의 선전을 전망케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날 경기에 설기현과 이천수가 없었단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집중력을 잃은 서울의 수비


인천은 행운도 따랐다. 전반 35분 이석현의 중거리 슈팅을 김용대가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공은 미끄러지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냉정히 말해 서울의 현 문제점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김용대의 실수 이전에 1차, 2차 수비 제지를 못했던 것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은 서울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전반 33분 이석현의 슈팅 당시 장면. 주변의 고명진-한태유-하대성이 제대로 견제를 하지 않아 마음껏 중거리 슈팅을 때릴 수 있었다.


실제로 이석현이 슈팅을 날리기 직전, 바로 옆에 있던 고명진과 하대성은 그에게 압박을 가하지 못했다. 한태유의 커버 플레이도 늦었다. 덕분에 이석현은 넓은 공간을 두고 충분한 도약에 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김용대의 실수만을 탓하기엔 서울의 수비가 너무 느슨했던 셈이다.


커버 플레이 미숙은 찌아고의 결승골 장면에서도 드러났다. 후방에 있던 김진규와 고명진이 모두 왼쪽의 찌아고를 향해 달려들었다. 차라리 고명진은 반대편에 쇄도하던 문상윤과 한교원을 견제해야 했다. 아디가 오버래핑을 나가 있었던 데다, 하대성과 김주영의 수비 복귀마저 늦은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문상윤을 향한 찌아고의 패스엔 장애물이 전혀 없었고, 문상윤 역시 여유있게 마무리 슈팅을 때릴 수 있었다.


인천은 서울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후반 33분 인천의 역습 상황. 서울 수비진은 찌아고에만 신경쓰다 반대편에 파고드는 문상윤과 한교원을 견제하지 못했다.


서울은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포항전에서도 2선의 이명주를 자유롭게 나뒀다가 중거리 슈팅을 얻어맞았다. 서울은 올 시즌 ACL 포함 첫 세 경기에서 6골을 실점했다.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 최소 실점팀답지 않은 모습이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수비에서 순간 집중력이 좀 떨어진 것 같다"라고 진단한 뒤 "3월 A매치 휴식기를 통해 개선점을 찾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비의 안정은 K리그 클래식 2연패와 ACL 우승을 꿈꾸는 서울로선 최선결 과제라 할만하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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