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성공하였습니다!" "실패하였습니다!"
세종청사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성공'과 '실패'의 순간 순간과 마주친다. 세종청사 곳곳에서는 하루에 수없이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는 기계음이 있다. 메아리치는 "성공하였습니다" "실패하였습니다"라는 한 여성의 목소리를 녹음한 기계음이 있다.
층마다, 부처와 부처가 연결되는 통로마다 설치돼 있는 보안장치를 통과할 때마다 나오는 소리이다. 허용된 출입카드를 댔을 때 문이 열리면서 자동으로 울린다. 공무원들의 경우 하루에 수십 번씩 듣게 된다. 목소리도 우렁차다. 층과 층 사이의 공간을 메아리친다.
보통 보안장치가 돼 있는 출입문을 통과할 때 허락된 출입카드를 접촉하면 '삐!' 혹은 별다른 소리 없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별한 기계음 문구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계음이 나오는 경우라 하더라도 '문이 열렸습니다' 정도이다.
세종청사 보안해제 문구로 "성공하였습니다"를 채택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세종청사는 연결통로가 많다.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환경부로 이어지는 곳곳에 보안장치가 설치돼 있다.
세종청사는 연결통로와 출입문이 많다 보니 보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청사의 경우 까다롭기는 하지만 1층 메인 출입구만 통과하면 층마다 있는 다른 부처로 이동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세종청사는 이와 다르다. 층마다, 부처와 부처를 이어주는 문마다 보안장치가 버티고 있다. 출입 개폐 장치가 많은 셈이다.
세종청사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세종청사에 공무원들이 이주하고 민원 업무가 시작되면서 보안이 큰 문제로 떠올랐다"며 "처음에는 기계음 없이 보안장치 개폐를 했는데 정상가동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독특한 기계음. 보안장치가 해제됐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기 위해 기계음을 삽입했고 그 문구로 "성공하였습니다"를 채택했다는 것. 하루에 수십 번씩 "성공하였습니다"는 문구가 세종청사에 울려 퍼지는 이유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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