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검증단장,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 "결정된 것 아무것도 없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4대강 살리기사업 검증단 교체발언 후속 파장이 일고 있다.
검증단을 이끌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민을 기준으로 검증하고 평가하면 문제될 게 없다"며 완곡하게 의사표시를 했다.
장 교수는 서 내정자가 편파적인 검증을 우려하는 여론을 반영, 이명박 정부에서 구성한 검증단을 변경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예측했던 일이다"면서 8일 이 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정권이 바뀌면 책임자의 생각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새로 오시는 분(서 내정자)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달린 것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또 "지금은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으니 기다리고 있다"며 "장관이 임명되고 나면 그때 정식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8일 전했다.
이어 장 교수는 "검증단은 지난 정부와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만 체결했을 뿐 정식 계약을 맺은 건 아무것도 없다"며 "현 정부와의 관계는 아무것도 없어서 (검증단 결정 등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김황식 전 국무총리 주재의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민간학회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을 점검키로 하고 대한토목학회, 환경공학회 등 4개 분야별 학회를 점검 주체로 선정했다. 이에 국회와 시민단체 등은 토목학회의 차기 회장에 4대강 사업을 지휘한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이 선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한 검증이 어렵다고 비판해왔다.
장 교수는 "저도 차기 회장을 선정하기 이전에 회장단에 객관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뜻을 전한 바 있다"면서 "(현재) 회장단이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학회는 검증단 업무에 관여하지 않지만 외부에서 보면 분명히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정부도 이 문제가 부담되면 바꿀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누구 편을 들 생각이 없다"는 장 교수는 "4대강 사업에서 문제가 드러난 것은 사실인데, 거기에 대해 하나 하나 검증해 보자는 게 검증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보를 부술지 놔둘지의 결정은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국민들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검증하면 공정성에는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며 "우리가 검증을 해서 나온 데이터의 분석과 시민단체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 함께 논의해 결과를 도출하면 객관성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교수는 성수대교 붕괴 대참사를 비롯해 다수의 토목ㆍ건축 사고 원인조사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토목학회 사고조사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조사 작업 때에는 외부의 입김에 전혀 흔들리지 않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발표, 4대강 검증단장으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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