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이탈리아의 정부 구성 난항 우려, 미국의 자동재정감축 이슈 등 '진행형 악재'가 여전한 가운데 간밤 미국 다우 지수가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번 악재를 주가에 충격을 줄 만한 큰 악재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상승추세에 대한 믿음은 살아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시장의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이끌 '중국'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3월 중국의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중기적인 시각에서 주목 사항이다. 올해 양회에서 거론될 수 있는 주요 키워드로 '도시화'가 회자된 바 있다. 실제로 전날 원자바오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 발표에서 '도시화'를 수차례 언급하며 '도시화'가 새 정부의 주요 목표임을 드러냈다.
도시화 전개는 소매 판매에 있어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1선 도시들의 국내총생산(GDP)과 소매판매는 지난 10년간 4배씩 성장했다. 최근 조명을 받고 있는 2선 도시들도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이 진행됐다. 충칭, 선양, 텐진, 난징 등 주요 2선 도시의 1인당 GDP는 2000년대에 14.2% 성장했다. 이는 동일기간 중국의 전체 경제 성장률 평균인 10.0%를 압도한다.
향후 2선 도시들의 소비 패턴은 ▲웰빙·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식문화 개선 ▲카드 사용 증가 등 결제 수단의 고도화 ▲명품 소비와 해외 여행 증가 ▲TV홈쇼핑 등 유통채널 다각화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 중산층을 대변하는 도시 가구가 경기 소비재 비중을 점차 늘려갈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점이 형성되는 국내 증시 업종은 호텔·레저, 정유(차량 소비 증가), 휴대폰 등이다. 이들 업종 내에서 단기적인 이익 모멘텀을 고려한 최선호주는 SK이노베이션, LG전자,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CJ CGV 등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시장의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이끌만한 재료들이 추가적으로 남아있다고 판단한다. 지난해까지 13년간 중국 전인대를 전후로 한 코스피 흐름을 살펴보면, 전인대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크게 등락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다가 전인대 직후부터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전인대를 통해 제시되는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밑그림이 정책 기대감으로 이어진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다.
전날 개막한 전인대 역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대비 4000억위안이 늘어난 1조2000억위안의 적자 재정을 편성하면서 확장적 재정지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적자재정의 방향은 소비확대에 맞추어져 있다고 판단한다. 주택보장, 운송등 인프라 관련한 지출은 전년비 정체 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보건의료, 사회보장·고용과 관련된 부문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감세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내수경기 부양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판단한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중국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차이나 머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유입된 중국계 자금은 1조7960억원에 달한다. 과거 소규모 매매패턴을 뛰어넘는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중국계 자금이 새로운 순매수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은 해외 투자를 확대시켜야 할 이유가 많다. 중진국의 함정을 피하고 개혁·개방을 이어가려면 금융산업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원저우 등의 금융개혁특구 지정, 개인대외금융투자 허용 방안인 QDII2 검토 등의 행보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해외 투자가 활성화되면 무역수지 흑자로 인해 불어나는 유동성을 중국 밖으로 빼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3월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며 긴축 압박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의 위험이 있다. 전인대 진행 중 발표된 CPI 목표는 3.5%로 지난해 4%보다 소폭 낮아졌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도 QDII 제도 등을 촉진시킬 유인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차이나 머니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의 자금 유입 규모로 볼 때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도의 영향력은 없더라도 하단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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