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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하우스푸어 '팡누'..월급 70%를 대출 상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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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여경으로 근무하는 성모씨는 최근 상하이 변두리에 침실 하나인 165㎡짜리 아파트 한 채를 구매했다. 아파트 가격은 그의 연봉 16년치에 해당한다. 계약금의 30%는 부모가 대줬다. 성씨는 농업은행에 2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했다. 도시 노동자를 위한 저축펀드에서도 대출 받았다.


이렇게 빌린 돈이 77만위안(약 1억3500만원)이다. 성씨는 다음달부터 다달이 4000위안을 갚아나가야 한다. 이는 월급의 70%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제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는 이런 생각에 최근 4000위안짜리 고가 검은색 모피 재킷을 샀다. 최후의 만찬이었던 셈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성씨처럼 막대한 주택담보대출금을 갚느라 다른 소비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집의 노예'에 대해 최근 소개했다. 중국에서 '팡누(房奴)'로 불리는 이들은 일종의 '하우스푸어'다.


현지 부동산 사이트 운영업체 소우팡왕(搜房網)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의 면적 328㎡짜리 아파트 한 채 값은 근로자 40년치 연봉과 맞먹는다.

미국인들의 경우 주택담보대출금 상환 규모가 가처분 소득의 9%에 약간 못 미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가처분 소득의 30~50%나 된다.


ANZ 은행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주택대출 상환에 월급의 절반 정도를 쓰는 이에게 '집의 노예'라는 단어가 따라다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1998년부터 개인 주택 소유를 장려했다.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도심 공공 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집을 아예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금은 대출로 집을 사는 게 보통이다.


보통 은행의 대출 기준은 대출 받는 사람의 월급이 다달이 갚아야 하는 대출금의 2배 이상이어야 한다. 월급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다른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대출금 상환 부담은 크지만 미국과 달리 중국의 은행은 모기지 대출 연체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중국 최대 모기지 은행인 중국 건설은행은 지난해 2·4분기 말 현재 부실 모기지 대출 비율이 0.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미국 주요 은행들의 부실 모기지 비율이 3%를 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막대한 대출금 상환 부담에도 중국의 모기지 부실 비율이 낮은 것은 주택 구매시 계약금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주택 구매 금액의 상당 부분을 계약금으로 지불하기 때문에 차압 위험이 낮다.


상하이,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같은 주요 도시의 경우 계약금 비율이 주택 가격의 평균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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