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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시대'..그러나 시장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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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30, 코스닥 540 돌파 '방긋'
외인 의존 높고 투자자 줄어..허울뿐인 호황
저금리 대안·장기 성장 가능..합리적 투자해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코스피가 2000선을 훌쩍 뛰어넘고 코스닥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국내 증시에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현재까지 코스피 지수는 올들어 가장 긴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론까지 서서히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시가총액 대표주 강세 흐름에 더불어 그동안 부진했던 조선, 철강 업종에서도 서서히 반등 기미도 감지되고 있다.


대내외 정치·경제 환경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경기부양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급격하게 출렁이던 환율도 안정화되고 있다. 유럽발 제정위기도 일단락됐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완연한 경기회복세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도 경기회복과 함께 주식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코스피 3000'을 목표로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 같은 장미빛 흐름과는 반대로 내실을 살펴보면 '빛좋은 개살구'라는 냉혹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임기내 코스피 5000시대'를 공언하며 주식투자를 적극 권유했지만 공염불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물려있는 투자자들도 부지기수다.


특히 증시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의 비중이 여전히 높고, 유동성을 외국인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또 증시의 기업 자본조달 기능은 떨어지고 있으며, 수익성 하락으로 투자마저 위축되고 있다.


투자자가 외면하면서 주식 시장은 정체됐지만, 지수는 오르는 기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정치 테마주가 비이성적으로 급등락하는 투자 행태가 만연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 사실상 '증시 사망선고'를 내려도 이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식 호황? 삼성전자·외국인 빼면..=근래 수년간 국내 주식시장의 특징은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삼성전자와 외국인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27조4300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19.3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전체 시총의 약 5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2007년 말 8.6%에 그쳤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말 10% 넘어선 이후 줄곧 비중을 높여왔다. 특히 작년 한해 동안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높은 실적을 올리면서 시총 비중이 5% 가까이 상승했다.


다른 대형주와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48조202억원으로 전체 시총의 4.09%에 불과하며, 포스코도 30조8200억원 2.63%, 현대모비스 30조4686억원 2.60%에 머물렸다.


이에 대부분 종목이 주가가 하락했지만 삼성전자가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착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2월말 삼성전자는 120만6000원에서 28일 현재 154만4000원으로 일년사이 주가가 28.0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30.25에서 2023.87로 근소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종목들은 주가가 하락했지만 삼성전자로 하락세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때문에 삼성전자에 투자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코스피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수익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수익은 대부분 외국인이 차지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보유 비중은 50.43%로 코스피 전체 비중을 크게 상회한다.


이외에도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최근 역대 처음으로 42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말 159조4838억원까지 줄었다. 이후 4년여 만에 3배 가량 급증했다.


◆투자자 떠나는 주식시장..기능 상실=최근 주식시장 상승이 허울뿐이라는 근거는 기업 자금 조달 기능이 위축됐다는 것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업의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직접 금융 조달 실적은 7조1154억원으로 전월대비 16.6% 감소했다.


지난 2011년 2조4385억원에 달하던 기업공개는 작년 4664억원으로 급감했고 10조4633억원하던 유상증자도 1년만에 1조897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작년말 부터 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던 주요 기업들도 잇달아 상장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그동안 상장을 철회한 대표기업으로 현대오일뱅크, 포스코특수강 삼보E&C, LG실트론이 꼽힌다.


투자자들에게도 주식시장은 그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주식에서 손을 떼는 투자자가 늘고 있으며, 거래대금도 꾸준히 줄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코스피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조8745억원으로 6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 10월19일 2조8687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 및 프리보드 법인 투자자는 472만명으로 2011년 482만명에 비해 2.1%나 감소했다. 전체 투자자의 98.9%를 개인주주가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 주주는 1만6142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주식 가운데 10.8%나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주주 지분이 50%이상인 회사는 33개사로 2011년 17개사에 비해 16개사가 증가했다.


특히 올초 뱅가드 펀드의 매물압력에도 불구하고 2월 한달 동안 1조4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사망선고' 주식투자 계속 해야 할까=지수 2000을 넘었지만 사실상 '사망' 직전인 주식시장을 투자자로써 과연 믿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그래도 주식이 가진 매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예·적금 대비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수익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이 최근 중장기적인 회복기에 돌입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추진할 주요 정책들은 소비자심리지수와 향후 경기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낳을 것"이라며 "부동산 관련 대책에 대한 신뢰는 소비와 더불어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정책과 경기부양책, 그리고 악화된 수급구조의 호전은 심리적 저항대로 작용하고 있는 2050포인트 돌파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맞물려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4분기 실적시즌 이후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하향추세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인다"며 "이달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중기 추세변화를 확인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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