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8개 홀서 7오버파 치고 '사랑니 통증'으로 기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충격의 '컷 오프'-매치플레이 1회전 탈락-기권.
그야말로 '골프황제의 굴욕'이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사진)가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ㆍ71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600만 달러) 2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사랑니 통증'이다. 하지만 이 대회는 타이틀방어전이다. 또 8개 홀에서 7오버파를 치는 난조 끝에 경기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클럽과의 부적응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시즌 새로 바꾼 나이키 골프채와의 궁합이 문제다.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약 2640억원)의 '잭팟'을 터트렸지만 1월 유러피언(EPGA)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총상금 270만 달러)에서 '컷 오프'를 당해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액센추어매치플레이에서는 1회전에서 최하위시드 셰인 로리(아일랜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번 대회 역시 첫날은 그나마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를 쳤지만, 이날은 10번홀(파4)에서 출발해 11번홀(파4) 더블보기, 13번홀(파4) 보기, 16번홀(파4) 트리플보기, 17번홀(파3) 보기 등 아예 공황상태였다. 무엇보다 트레이드마크인 아이언 샷의 정교함이 떨어졌다는 게 고민거리다.
이쯤되면 '스윙머신' 닉 팔도(잉글랜드)와 조니 밀러(미국) 등 대선배들의 "세계랭킹 1위에 오르자마자 골프채를 교체한 건 위험한 선택"이라며 "선수들이 새 골프채에 적응하는 일은 물고기가 물 밖에 나와서 사는 것만큼 쉽지 않다"는 경고가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다. 매킬로이는 "어제밤 진통제를 먹었지만 아침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며 주최 측에 사과의 말을 전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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