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우승 경쟁 "서울-전북-수원-울산-포항 5파전"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서울과 전북이 우승후보다."
"수원, 울산, 포항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

역시 우승을 향한 신경전은 시즌 개막을 알리는 자리에서부터 치열했다.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가 14팀 감독과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개막 전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우승의 향방. FC서울과 전북 현대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첫 손에 꼽힌다. 서울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데몰리션 듀오(데안-몰리나)라는 최강의 공격 옵션을 자랑한다. 전북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케빈·이승기·정인환 등 대어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며 전력을 극대화했다. 두 팀이 2강을 형성하는 가운데 수원 블루윙즈,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이 다크호스로 지목받고 있다.

이날 참석한 감독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우승 후보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서울을 꼽았다. 그는 "서울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를 봤다"라며 "약점을 찾기가 어려울 만큼 완벽한 경기력"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반면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전북과 울산, 포항과 수원이 우승후보"라고 말했다. 정작 자신의 팀은 거론하지 않았다. 엷게 지은 미소 속에선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한 팀만 지목해달란 요청에는 잠시 망설이더니 전북을 꼽았다. 포항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지난해 0-5의 수모를 안겨준 팀"이라며 "개막전 홈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미묘한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수원 주장 곽희주도 가세했다. 그는 자신만만한 어조로 "수원이 우승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출발이 좋은 서울이 개막전에선 포항에 이길 것"이라며 은근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파비우 전북 감독 대행은 신중했다. 그는 "모든 팀이 전북을 우승 후보로 꼽는 것 같다"라면서도 "새로운 선수가 많이 들어온 만큼 조화롭게 조직력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 팀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팀 색채가 워낙 강해 다른 팀들도 수비적으로 대응하더라"라며 "적은 점수 차로도 이기는 '닥수'(닥치고 수비)까지 겸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도 선전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몇몇 선수가 입대와 이적으로 팀을 떠나 미드필드에 공백이 있지만, 공격력은 여전히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빠르고 재밌는 축구를 펼칠 자신이 충분하다"라며 "적어도 다음 시즌엔 AFC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