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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8개월 만에 내준 3루타 결과는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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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8개월 만에 내준 3루타 결과는 똑같았다 류현진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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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3루타. 류현진(LA 다저스)에겐 다소 낯선 타구다. 지난 시즌 단 한 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7월 1일 대전 KIA전 1-2로 뒤진 7회 1사에서 이준호에게 얻어맞았다. 사실 류현진에겐 억울한 기록이다. 좌익수 최진행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다 볼을 뒤로 빠뜨렸다. 순식간에 몰린 추가 실점 위기.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였던 이용규와 김선빈을 각각 투수 앞 땅볼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 사이 익숙하지 않던 위기는 무실점으로 매듭지어졌다.

그로부터 8개월여가 흐른 25일. 류현진은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메이저리그 첫 실전 투구에 나섰다. 상대는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85승 77패)의 시카고 화이트삭스. 출발은 순조로웠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 선발투수 잭 그레인키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선두 타자 블레이크 테콧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진 고든 베컴과 맞대결에선 메이저리그 공식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특유 서클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길지 않았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드웨인 와이즈에게 바로 안타를 얻어맞았다. 5구째 변화구가 통타당한 뒤 우측 깊숙한 쪽으로 굴러갔다. 와이즈는 빠른 발을 갖추진 않았지만 느리지도 않다. 지난 시즌 성공한 도루는 19개. 와이즈는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주저 없이 3루로 내달렸다. 세이프. 류현진은 순식간에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일반적으로 3루타를 맞은 투수는 흔들리기 쉽다. 적잖은 투수들이 “차라리 홈런을 맞고 말겠다”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갑작스레 달라진 분위기에 동요되기 쉬운 까닭. 하지만 26세의 류현진은 비교적 침착했다. 후속 제프 케핑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 공식 데뷔전을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사실 류현진이 느낀 부담은 8개월여 전보다 크지 않았다. 무대는 시범경기, 3루타를 맞은 시점은 2사 이후였다. 더구나 통타당한 타구는 막 익히기 시작한 커브였다. 류현진은 “낮은 유인구를 던지려고 했는데 손에서 미끄러지며 높은 실투로 제구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이 던지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실험 성격이 강했던 투구. 소화 이닝은 짧았지만 소득은 그 이상이다. 무실점 투구로 선발 경쟁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고, 서클체인지업의 주효를 확인했다. 볼넷도 없었다. 류현진은 “공이 미끄러워 높은 코스의 제구가 많이 나왔지만 볼넷을 내주지 않겠단 목표를 이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낯선 상황에서의 효과적 대처도 빼놓을 수 없다. 3루타는 또 한 번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미국으로 무대가 바뀌어도 특유 위기관리는 그대로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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