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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대중 패러디는 풍자 아닌 능욕"

시계아이콘02분 21초 소요

문화, 미디어계 전문가들에게 물어 보니…

"노무현 김대중 패러디는 풍자 아닌 능욕" ▲ '일베'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노무현, 김대중 전대통령 합성 게시물들. 패러디와 풍자를 떠나 고인 비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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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노알라(노무현+코알라), 김홍어(김대중+홍어), 극혐 주의(극히 혐오스러우니 게시물을 신중히 열어보라는 뜻)…. 네티즌이 즐겨 찾는 디씨인사이드 합성필수요소 갤러리,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등에는 고인이 된 전 대통령들을 희화화한 게시물이 차고 넘친다.

하루에도 수 백 건의 고인 패러디와 비하 게시물이 게시판에 올라온다. 고인의 눈 부분을 검게 지지거나 입을 찢는 게시물까지 있다. 도마뱀, 코알라, 도라에몽 등 동물, 만화캐릭터와 합성하기도 한다.


대부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에 합성시킨 게시물이다. 커뮤니티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전두환, 이명박 대통령에 비해 이들 두 대통령에 대한 게시물이 압도적이다.

심지어 지난달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스마트폰 게임까지 나오자 노무현 재단 '사람사는 세상'측은 "반인륜적 행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가능한 모든 대응과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베 등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이명박 박정희 대통령은 되고 노무현 김대중은 왜 안되는가"라고 주장한다. 노무현과 김대중 전대통령 패러디물은 그들의 친북성향과 경제 운용 실패를 꼬집기 위한 '풍자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풍자와 희화화, 패러디와 능욕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문화·미디어계의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미 적절한 풍자로 보기엔 부적절하며 계도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한다. tvN의 시사풍자 프로그램 'SNL 코리아'를 연출하는 안상휘 책임PD, 팝 아티스트 낸시 랭,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 학부장 박승호 교수에게 의견을 물었다.


'SNL 코리아'의 안상휘 책임 PD는 "'풍자'와 '고인 능욕'의 경계는 있다. 그 경계가 어디인가를 가늠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풍자를 시도하는 입장에서는 대중의 반응을 우선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지껏 전임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는 대체적으로 관용적이지만 한국인의 정서상 돌아가신 분에 대한 풍자는 보수적"이라며 "그 분들을 별로 의미없는 게임의 소재로 다루거나 하는 것들은 풍자의 범위를 살짝 넘어선다고 생각된다"고 선을 그었다.


SNL에서도 전 대통령들에 대한 풍자를 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안 PD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다면, 원칙에 부합한다면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풍자 대상에 대해 3가지 원칙을 세웠다. 적어도 사람들이 사실이거나 사실이라고 믿는 것,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재미가 있을 것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안PD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재는 거의 없습니다. 또 그런 것들은 재미가 없지요. '어 저 풍자 신선한데' 라고 느끼려면 아슬아슬한 경계 선상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경계를 넘는 순간 대중은 돌변합니다. 성난 분위기로 질타하지요. 요즘의 대중문화가 특히 그러합니다. 그러한 쏠림현상과 흥행의 사이에서 늘 고민을 합니다"고 말했다.


안 PD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풍자에는 '7대3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체적으로 시청자의 70%가 불쾌함없이 즐거워한다면 다룰만한 소재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8대 2가 되면 뻔한 풍자일테고 6대 4가 되면 많은 도전을 받을 것입니다. 7대 3이라는 기준속에 중도라는 포장을 해야 대부분 인정을 합니다".


다음달 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을 소재로 한 회화 전시회를 열 예정인 팝아티스트 낸시랭은 인터넷이든 어디든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아직 고인이 된 대통령을 희화화한 인터넷 게시물을 본 적이 없다"며 "샘플을 보지 않고 판단할 수 없지만 표현에 있어 경계가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정희나 김대중, 노무현 집권기에) 서로 다른 시간과 환경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동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익을 본 집단은 좋게 볼 수 있고 불이익을 당했다면 나쁘게 보겠죠. 자유롭게 보고 즐기고 논쟁하는 게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의 명예가 훼손됐다 싶으면 한국에는 헌법이 있잖아요. 고소하고 싶으면 대한민국 법에 따라 고소를 하시면 되고, 하지만 법적인 문제까지 가는 건 분명 '촌스러운 일'입니다".


박승호 이화여대 교수는 "표현의 수위를 넘어선 것에 대해 개선은 있어야 합니다. 법적 규제보다는 국민적인 계도 수준에서 정리돼야 할 것들"이라고 고인을 희화화한 게시물에 대해 언급했다.


"장난끼 어린 게시물이나 댓글로 인한 사건들이 최근 일어나는데 이는 놀이 수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댓글이나 패러디 게시물 문화는 게임 세대의 놀이의 일환이에요. 계몽의 대상이지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박 교수는 국내 언론이 이런 것들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매체가 표면적인 소개에 그칠 뿐 현상 분석이나 계도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인터넷 매체들이 자극적인 키워드를 뽑아서 소개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고인능욕과 풍자의 경계에 대해서 박교수는 안상휘 PD와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문화권의 차이, 서방과 동방의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감수성으로 고인에 대한 것들을 희화화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노무현이든 이주일이든 간에 말입니다"라고 답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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