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를 단일화폐로 이용하는 지역)의 경기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초반 지금까지 확인된 지표들을 볼 때, 유로존의 수요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부진의 원인으로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부진 및 공공부문 및 민간부분의 재정건전화의 필요성 때문"으로 꼽으며 "해외 수요 역시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한 물가상승을 용인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유로존의 연간 물가상승율은 완만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2.5% 수준이던 물가가 11월과 12월에는 2.2%, 올해 1월에는 2.0%"로 낮아졌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물가 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수단으로 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주 상당수 유로존내 정치 지도자들은 유로화의 환율이 지나체게 높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드라기 총재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서, 환율이 정책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중요한 것은 경제 성장과 가격 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유로존의 재정건전화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유로존의 금융 상황은 최근 그 어느때보다 안정적이 됐다"며 "유로존 국가와 의회 및 EU 기구 등이 힘을 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럽이 안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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