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주식시장에서 주식 거래량은 인기의 척도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고, 혹은 팔고 싶어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하루 거래량은 100여주에 불과할지라도 주가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종목들이 있다.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한 미원상사가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원상사는 비누나 세제에 쓰이는 계면활성제를 생산하는 화학기업이다. 유니레버,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지만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다.
인지도 뿐만 아니라 주식거래량도 적다. 미원상사는 올들어 지난 13일가지 일평균 거래량이 약 178주에 불과하다. 지난달 22일에는 하루동안 딱 1주만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는 급등세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작년말 대비 9.09%나 증가했으며, 52주 신고가인 15만8000원과 불과 2000원 차이에 불과하다.
주가는 오르지만 거래량이 적은 주원인은 상장 주식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미원상사는 작년 3분기 기준 발행주식 총수는 85만8473주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김정돈 대표를 비롯한 친인척과 계열사가 47만2200주 55.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원 보유 주식을 더하면 60%가 넘는다. 우리사주조합이 12만3288주, 14.4%를 보유 소액주주 보유고는 불과 22만409주 25.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좀처럼 살 수 없는 희귀 주식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미원상사는 지난해 호실적를 기록한 이후 무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5.2% 증가한 195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도 1530억원으로 15.6% 늘었다. 보통주 1주당 0.01974157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는 1만7000주로 오는 3월 18일 상장될 예정이다.
계열사인 미원에스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12일 종가 26만6000원으로 52주 신고가 28만6000원에 근접했지만 올해 일평균 거래량이 400주에 불과하다. 김정돈 대표가 주식 15.81%를 가진 가운데 친인척과 계열사, 임원진이 전체 주식의 61.13%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제과업체인 크라운제과도 올들어 하루 평균 거래량은 1990주에 불과하지만 작년말 대비 주가는 10.86%나 급증했다. 윤영달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72만7687주, 49.38%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량은 적지만 음식료주로써 향후 가격 인상 호재마저 기대된다. 고봉종 SK증권 연구원은 "크라운제과는 국내 메이저 제과업체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며 "작년 9월 제품가격 인상으로 매출 증가와 마진율 개선이 예상되며 올해 추가 가격 인상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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