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연초부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14일(현지시간) 경제전문채널 CNBC는 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들어 미국에서 이날까지 거래된 인수합병 거래 규모가 217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며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거래 규모가 배나 늘어났다.
이날에도 3건의 대형 M&A딜이 발표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와 브라질 최대 갑부 조르제 파울로 레만의 3G캐피탈이 280억달러에 케첩회사인 하인즈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버핏의 거래로는 2010년 BNSF철도를 263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의 3,4위 항공사인 AMR과 US에어웨이는 합병돼 세계 최대 항공사로 거듭나게 됐다.
세계 최대 맥주 업체인 AB인베브는 멕시코의 그루포 모델로 인수에 대한 미국 당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세계 최대 와인업체인 콘스텔레이션와 맥주 공장 매각과 코로나 맥주 권리 양도를 발표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하인즈의 주가는 이날 전날 대비 20% 가까이 상승했다. AB인베브와 거래한 콘스텔레이션은 하룻만에 주가가 36%나 상승하며 인수합병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WL로스의 최고경영자인 윌버 로스는 "최근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인수합병이 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주가가 높아진데다 기업들의 현금 보유고가 늘어나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이 사업확대를 위한 인수합병에 나서는데 적절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하인즈 이사이자 행동주의 투자자로 기업을 압박했던 넬슨 펠츠도 "인수합병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한 매출 확대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2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M&A를 찾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히던 버핏은 하인즈 인수 이후에도 대형 M&A를 지속할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크셔는 대형 M&A에 나설 현금이 470억달러나 된다”면서 “나의 사업 방향과 부합하는 매력적인 기업이 나타난다면 언제든 매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예고했다.
기업 인수합병이 지난해 수익감소로 고민에 빠졌던 투자은행 업계에도 모처럼 단비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들이 기업인수합병 자문 수수료와 인수 자금 대여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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