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작년 경기도 평택시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하던 김동호(가명)씨는 난관에 봉착했다. 홍보대행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조합원 모집에 나섰지만 평택시로 제한된 현 거주요건으로는 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최소요건인 50%의 조합원조차 모집이 힘들었던 것이다. 조합원 거주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가 지연되자 기존 조합원들의 탈퇴까지 이어지면서 김씨는 결국 사업 추진을 접을 수밖에 었었다. 김씨는 "거주요건이 '도' 단위로 완화돼 인근 오산, 송탄 등에서도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게 되면 사업을 다시 추진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일반분양 아파트보다 싼 가격에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조합원 자격요건을 현행 시·군 단위에서 도 단위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회장 김충재)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이 대표발의 했지만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현재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자격 요건은 조합설립인가신청일 기준으로 같은 특별시·광역시 또는 시·군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 일반분양주택 청약의 경우 지난해 2월 거주 요건이 동일 시·군에서 도 단위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지역주택조합과 일반분양 아파트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생활권에 거주해도 행정구역이 다르면 조합원이 될 수 없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돼 왔다"면서 "관련 법이 개정되면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무주택자들의 대상 범위가 넓어져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평택시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추진하면 인근 오산시와 화성시뿐 아니라 경기 일대 거주자들을 조합원으로 모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10년 국토해양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내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할 계획이 있다는 2232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같은 시·군·구에서 이동하겠다는 가구는 1165가구(52.2%), 같은 도 지역은 1840가구(82.4%)에 달했다. 도 지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청약 수요가 약 30% 늘어나는 셈이다.
주건협 관계자는 "일반주택 청약의 거주 단위 완화의 후속조치로 지역주택조합도 개정을 추진했지만 관련 법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이 때문에 이미 도 단위 확대를 예상하고 조합원을 모집한 사업장들이 법 개정 지연으로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일반분양보다 약 20% 정도 저렴해 실수요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조합아파트 분양가가 저렴해질 수 있는 이유는 토지확보 비용과 관련이 깊다.
일반적인 주택사업은 시행사가 토지대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충당하게 되는데 이때 부담하는 이자율이 10%전후다. 금융비용만큼 분양가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시행사 운영비 등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에 비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토지비와 건축비를 조합원 분담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이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건축비도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과거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시·군으로 거주요건을 제한했지만 현재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실수요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주거만족도가 높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업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감독 기능 강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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