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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그룹, 朴心 모르니 끙끙…투자 '물밑 저울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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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그룹, 올 투자계획 발표 왜 늦어지나
삼성그룹, 반도체 등 주요 분야 시설투자 50조원 넘길듯
현대차 15조·SK 17조 등 투자규모 확대...이달 말 발표예정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명진규 기자, 조슬기나 기자]재계 3대그룹사의 투자 발표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위기일때 투자한다는 철칙에 따라 지난해 보다 투자 규모를 늘릴 방침이지만 경기침체, 환율리스크를 비롯해 새 정부 눈치보기가 이어지며 투자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 3대 그룹의 투자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안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지난 수년간 매년 1월 초 투자 계획을 내 놓던 것과 사뭇 다른 모양새다.


3대 그룹의 투자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로 인해 경영 환경의 유동성이 크고 정부의 환율 정책, 양적 완화 등의 경기 부양책 여부도 투자 여건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섣불리 투자 규모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청와대나 정부 부처 등의 새해 경제정책 회의나 예산 배정 등을 토대로 투자계획을 짰는데 올해는 이정표가 없는 상태라 막막하다"면서 "경제 민주화 등 유난히 대기업 관련이슈가 부각된 만큼 투자확대 수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당시와 다른 모습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07년 12월 재계 오너들과 회동 당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시사하며 투자를 독려했다.


삼성그룹은 이에 화답해 당시 총 27조8000억원의 사상 최고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11조원의 투자를 발표했다. 전년 7조원 대비 4조원을 늘린 것이다. 2008년 하반기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며 실제 집행된 투자 규모는 9조3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전년 대비 2조원 이상 늘린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우리나라가 전자, 자동차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전자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 도시바 등이 2008년을 기점으로 연구개발(R&D)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선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매출의 5.9%에서 2011년 10%까지 확대했다.


자동차 역시 미국 GM, 일본 도요타, 혼다 등이 R&D 개발 비용을 줄인 것과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2007년 1조원대에 불과했던 R&D 투자를 2009년부터 2조원 이상으로 늘리며 기술 경쟁력은 물론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


5년전의 학습 효과로 3대 그룹은 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데는 동의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 시설과 R&D 등에 투입될 투자금액이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시설 정비를 위해 중국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베트남에 제2 휴대폰 공장을 건립하는데 이어 육성사업(생활가전, 프린터 등), 신규사업(의료기기) 등에 대대적인 R&D 투자가 단행될 전망이다.


특히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벤처 발굴 스타트업 지원 등에도 주력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조2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 기업 육성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투자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이닉스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한 SK그룹 역시 최태원 SK㈜ 회장의 구속 등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생겼지만 투자와 고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연초 17조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최 회장 구속 이후 몇몇 신규사업의 보류가 불가피해지며 당초 예상보다 투자금액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들 3대 그룹은 투자 발표 시기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 상황이 유동적이다 보니 보류되고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정부의 경제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747 정책(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내 놓고 투자를 독려한 뒤 매년 초 30대 그룹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투자를 독려해왔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경우 경기 부양책과 원고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내 놓지 않고 있어 투자 발표를 미룰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기 부양책을 내 놓으며 우리 재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이 하루 빨리 결정돼야 재계도 이에 발맞춰 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기업들의 투자계획 발표 후 정부나 국민들이 계획대로 집행됐는지를 챙기고 있어 대략적으로 숫자를 내놓기 힘든 분위기"라며 "새 정부나 국민이 대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 보수적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명진규 기자 aeon@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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