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됨에 따라 그가 최근 심혈을 기울였던 반도체 사업 확대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3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SK 최태원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10월~11월 최재원 부회장,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등과 공모해 SK텔레콤 등 18개 계열사가 베넥스 펀드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497억 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확대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지난해 초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이후 시설 투자 규모를 늘리고 이탈리아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회사 아이디어플래시와 미국의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업체인 LAMD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는 반도체 사업을 키우기 위한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수차례에 걸쳐 이천과 청주공장은 물론 중국 장쑤성 공장도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경영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거물들을 잇따라 만나며 SK의 반도체 비즈니스를 최전방에서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이번 최 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SK하이닉스가 투자 및 사업 확대의 구심점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던 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향후 사업이 움츠러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등 경영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최 회장이 구속되면서 안좋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 SK와 SK하이닉스 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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