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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 강조하더니…안랩 '어린이집 문제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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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 발표에 기업들 곤혹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이지은 기자, 김철현 기자, 김보경 기자]보건복지부가 30일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장 명단을 공표하자 해당 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사업주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계열, 평소 기업 이미지에 신경 썼던 기업할 것 없이 의무사항을 어겨놓고는 예산·장소 부족과 보육 수요가 없다는 핑계를 대기 바빴다.

특히 평소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대표적인 국내 보안 업체 안랩에 시선이 쏠린다. 안랩은 대외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고 창업자인 안철수 교수가 지난해 대선 전 재단까지 설립해 기부에 나선 점에 비춰 볼 때 외부 이미지와 달리 사내 복지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안랩은 판교에 2011년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신사옥을 설립해 입주를 마쳤지만 정작 어린이집 공간은 마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랩 관계자는 "회사 건물 옆에 주유소가 위치하고 있어 위험물저장시설 때문에 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없었다"며 "현재 해결책을 찾는 중"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단독으로 설치할 수 없을 때에는 공동으로 설치·운영하거나, 지역의 민간 어린이집에 위탁보육 또는 근로자에게 보육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안랩의 보육 수요는 227명이다.

대기업 계열사도 비판 여론이 일까 난감해하고 있다. KCC는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댔다. KCC는 상시 여성근로자 187명, 보육대상 영유아수가 292명이나 된다. KCC 관계자는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는지 미처 몰랐다"며 "사실을 확인하는 대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보육대상 영유아수가 338명인 SK브로드밴드 본사도 예산부족과 장소 미확보를 이유로 어린이집 설치를 미뤘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997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적자를 지속해오다가 지난해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서 재정적인 부담이 있다"면서 "본사는 임차 건물로 입주 당시 어린이집을 구축할 여유 공간을 따로 확보하지 못했다. 여성 사원들을 위해 어린이집을 설치할만한 본사 주변 건물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상시 여성근로자가 전체의 절반 가량(452명)인 티켓몬스터는 보육 수요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여성 직원 대부분이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이라 보육 수요가 54명에 불과하다"면서 "사실 여간한 기업 규모가 되지 않고서는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기란 힘들다"고 했다.


그룹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이슈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웅진케미칼과 웅진에너지도 명단에 올랐다. 웅진케미칼은 보육 대상인 영유아수 부족을, 웅진에너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댔다. 다음 달 국내 법인을 철수하는 모토로라코리아는 만 6세 영유아 부모에게 육아보조비를 지원한다며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 밖에 한솔개발(장소 미확보), 경동(예산 부족), 주성엔지니어링(예산 부족) 등도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외면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이지은 기자 leezn@
김철현 기자 kch@
김보경 기자 bkly4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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