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제 제2의 인생을 살지만 역도했던 것처럼 한다면 못할 게 없다. 다이어트도 열심히 해서 좋은 소식 전해드리겠다."(웃음)
'역도 여제' 장미란(고양 시청)이 15년 간 정든 바벨을 내려놓았다.
장미란은 29일 고양 어울림누리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장미란의 가족과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해 최성 고양 시장, 박윤희 고양시의회 의장 등 시 관계자,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해 아쉬움 가득한 축복의 인사를 건넸다.
장미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장 미란은 유니폼을 반납하고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고양시는 장미란에게 공로패를, 장미란의 아버지이자 고양시 역도연맹 부회장인 장호 철씨에게 '장한 아버지상'을 각각 수여했다. 아울러 장미란을 고양시 명예선수로 위촉 해 유소년 역도대회, 일반인 대상 역도 클리닉 등 향후 유기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장미란은 은퇴 이후 용인대학교 박사과정과 장미란 재단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에도 도전할 뜻을 품고 있다.
최성 고양 시장은 장미란에게 "당신이 진정한 승자인 이유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패배와 감동까지도 연결시킨 진정성과 성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퇴 이후 고양 명예 선수로서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고,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 위원의 꿈도 이루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역시 "체육인으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 걸 축하한다"라며 "선수 생활 못잖게 앞으로도 빛나는 길을 걷길 바란다"라고 축복을 건넸다.
이날 장미란은 송별사를 통해 "성대한 은퇴식을 준비해주신 고양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역도를 하며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 행복했다"라며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장미란은 "선수로선 은퇴하지만 이제 새로운 미래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역도했던 것처럼 한다면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많은 활동을 통해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고, 체육인들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회자의 결혼 계획을 묻는 짓궂은 질문엔 "내가 하고 싶다고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 않나"라고 웃은 뒤 "다이어트도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때 하지 않겠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장미란은 자타공인 세계 여자 역도 최중량 급의 독보적 존재였다. 2005~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를 4연패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역도 최초로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 등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장미란은 여자 역도가 현 체급 체계를 구축한 1998년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와 올림픽 금메달-은메달을 따낸 유일한 선수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