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연료 효율 문제는 항공기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더 적은 연료로 날아다닐 수 있는 항공기 기술 개발은 경비 절감 문제 외에도 환경 오염 등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보다 효율적인 항공기 엔진 개발에 달려 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UTC)는 기어드 터보팬(geared turbofan)을 개발해 이전의 항공기에 비해 연료를 아낄 수 있는 항공기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이 혁신적인 엔진 개발 과정 뒤에는 루이 셰네베르(54)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그동안 항공기 연료를 절약하는 엔진은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어왔다. 첫 번째는 연료가 보다 효율적으로 연소될 수 있도록 연소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터빈 엔진이 고열에도 녹지 않도록 내화재를 써야 하는데다, 강력한 냉각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기술적 과제를 않게 된다. 또 다른 해법은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바이패스 공기)의 유입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팬과 터빈이 같은 속도로 돌아가는 현행 엔진의 특성 때문에 기술적 난점에 부딪혔다. 팬이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저속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터빈은 고속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UTC의 항공기 부분 자회사 프랏앤휘트니(P&W)는 두번째 방안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엔진에 기어박스(변속장치)를 집어넣어 팬은 느리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서, 터빈은 빠르게 돌게 만든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항공기 엔진 연료는 15% 가량 줄어든데다, 항공기 소음 역시 절반가량 줄게 된다. 간단한 변속장치를 설치하면 될 일처럼 보이지만 수천차례의 이착륙을 버텨내는 변속장치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UTC의 CEO로 승진하기 전 UTC의 계열사인 P&W의 CEO를 맡고 있던 셰네베르는 모기업인 UTC의 조지 데이비드 CEO에게 매년 1억달러 가량의 개발비를 지원해줄 것을 설득했다. 기어드 터보팬 개발에 박차를 가했던 그는 그는 "항공산업에 관련된 그 어떤 업체들보다도 많은 변속장치를 만들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셰네베르의 기어드 터보팬에 대한 확신은 적중했다. 변속장치를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인 엔진은 시장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P&W의 엔진은 항공산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런칭을 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P&W의 제트엔진 판매액이 2010년부터 122억달러 수준에서 2020년에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신흥국들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광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엔진 시장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UTC를 맡게 된 셰네베르 CEO는 현금흐름을 높이고 보수적인 재정을 운용을 강조했던 데이비드 CEO의 경영원칙을 그대로 승계했다. 이덕에 UTC의 가장 큰 경쟁사인 GE가 2007~8년 경제위기 동안 파산일보직전 까지 간 동안에도 위기에서 비껴서 있을 수도 있었다.
셰네베르 CEO는 캐나다 출신으로 몬트레올 대학교와 몬트레올 HEC 등에서 수학했다. 그는 14년간 제네럴모터스(GM)에서 일한 뒤에 P&W로 회사를 옮겼다. P&W에서 근무한지 6년째인 1999년 이 회사의 CEO가 됐으며, 7년 뒤인 2006년에는 모기업인 UTC의 회장으로 승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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