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형 이전 사업자에 LS산전 선정…전압형 국책연구 사업자 효성과 경쟁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LS산전이 한국전력·알스톰의 초고압직류송전기술(HVDC) 이전 사업자로 선정된 가운데, 국내 HVDC 시장이 LS산전과 효성의 양강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전을 통해 '전류형 HVDC'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LS산전은 '안정성·경제성'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효성은 '전압형 HVDC' 기술개발 및 시장개척을 통해 '미래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한국전력과 프랑스 알스톰이 설립한 조인트벤처 KAPES는 전류형 HVDC 기술 이전 우선협상사업자로 LS산전을 최종 선정했다. 이에 대해 효성은 “본 선정 결과와 관계없이 그동안 추진해온 것과 같이 지속적으로 HVDC 기술개발 및 사업기회 모색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APES의 기술이전이 이뤄지는 분야는 전류형 HVDC다. 현재 HVDC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류형은 LS산전이 2009년부터 기술개발 및 생산공장 투자를 병행해온 분야다. 반면 효성은 지난해 11월 전압형 HVDC 기술 국책연구 개발과제 수행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입찰 이전부터 LS산전과 효성이 국내 HVDC 사업 방향을 전류형과 전압형으로 나눴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류형 HVDC와 전압형 HVDC는 같은 고압직류송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장단점이 다르다. 전류형 HVDC의 경우 장거리 송전에 유리하지만 고가의 무효전력 보상설비가 필요한 반면, 전압형은 무효전력 공급이 필요치 않지만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분야다. 현재 상황에서는 전류형이, 향후에는 전압형이 각각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이미 국내에서는 제주에서 해남, 제주에서 진도 간 송전시스템에 전류형 HVDC 방식이 적용된 상태다. 총 7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국제 HVDC 시장에 전류형 HVDC 방식이 채택된 비율도 80%에 이른다. 2012년 국제대전력학회(CIGRE) 발표에 따르면 3GW까지는 전압형 HVDC가, 3GW 이상에서는 전류형 HVDC가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혹은 안정적 관점에서 보면 전류형 HVDC가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라며 “전압형 HVDC 개발은 앞으로 새로운 전력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예방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술이전으로 HVDC 시장 주도권을 LS산전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지만 효성의 전압형 HVDC 기술이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 경우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효성은 “그간 전압형 HVDC의 기술기반이 되는 스태콤을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국산화에 노력해 왔다”며 “향후 4년간 전압형 HVDC 기술개발을 위해 총 500여억원 규모의 추가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전압형 HVDC 기술 자립화 및 국제적인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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