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많이 산 삼성그룹 금융3사 성적표
7거래일 연속 상승세
화재·카드는 효과 실종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해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통 큰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 들어 실적 및 영업환경 등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 금융 3사가 자사주를 가장 많이 산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가 3212억원 규모로 지난해 자사주 취득금액 1위에 올랐으며 삼성카드가 2939억원으로 2위, 삼성생명이 286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자사주 취득 목적이 주가안정이었다. 삼성카드는 이익소각으로 주가 부양 효과를 노린 셈이기 때문에 3사 모두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화재는 자사주 취득 공시낸 이후부터 21일까지 5.09% 하락했고 삼성카드는 4.87% 상승했다. 삼성카드는 이익소각 결정 후 주가가 4만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삼성생명은 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7.96% 상승했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해 10만원을 찍은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자사주 취득 효과를 언급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올 들어서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이 연일 강세 행진을 하면서 두각을 보이며 주가 차별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이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금융업 내 수익률 1위를 시현하는 등 주가 오르는 이유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인하와 즉시연금 과세 기준 완화로 생보 즉시연금 판매 증가와 금리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추세적인 장기 금리상승이 나타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반기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하반기 금리 상승에 의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화재는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다. 2012년 3·4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삼성화재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76.1% 증가하겠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8.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돼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규제 이슈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세전이익 기준으로 약 1000억원 내외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은행업종 대비 낮은 자기자본수익률(ROE)도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결국 인수합병(M&A) 등의 자본효율화 정책을 통한 ROE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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