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평생 송파구민’ 황재춘-문형숙 노부부, 송파구 인재육성장학재단에 3억원 내 놓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학업에만 정진하길 바라는 마음이지. 내 기부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우리의 작은 성의가 송파를 대표하는 인물을 탄생시킬 수도 있지 않겠나”
송파구 인재육성장학재단(이사장 문윤환)에 훈훈한 기탁소식이 전해져 왔다. 그 금액 또한 무려 3억원.
송파구 문정동에 거주하는 황재춘(76), 문형숙(73) 부부가 송파구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써달라며 선뜻 마음을 전했다.
지난 생신날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황재춘 할아버지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장학금 기탁 생각을 밝혔다. 이후 노 부부는 장학금 기부 방법을 고심했고, 2009년부터 매달 3만원씩 각각 후원해 온 송파구 인재육성 장학재단으로 선정. 9일 송파구청에서 장학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우리 송파 학생들이 훌륭하게 자라 국가와 사회,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배출됐으면 좋겠어. 그게 내 작은 바람이지”
황 어르신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은 1981년도부터 시작됐다. 송파구 가락동 평화촌에 있던 고등학생에게 3년간 등록금을 댔다. 당시 또래였던 둘째 딸이 “왜 내 용돈을 적게 주면서 다른 학생 등록금을 주냐”며 했던 귀여운 핀잔 아닌 핀잔이 아직도 선하다고 했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오던 부부였기에 가능했다. 황 할아버지는‘노인 전립선 질환치료’를 위해 매달 3만원씩 후원한지 벌써 10년이 지났고, 문 할머니는 지체장애 아동을 위해 매달 3만원씩 기부한지 20년이 넘었다.
요즘은 라오스에 있는 손자에 기쁨을 얻으신단다. 5년 전부터 국제개발 NGO 굿피플‘1:1 해외아동결연’을 통해 라오스에 있는 아동 후원을 했는데 이 아동이 보낸 자필편지와 사진을 모으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다.
또 남다른 애향심이 생길 수 있던 이유는 두 분 모두 평생 송파구민이셨기 때문이다. 지금 잠실 정신여고 자리에서 태어난 황재춘 어르신과 문정동 토박이 문형숙 어르신의 이번 나눔이‘모태 송파사랑’을 표현하는 자리였다.
특히 황 어르신은 1대 송파구의원을 역임하고, 현재는 문정동 연화경로당 노인회장으로 있는 지역통이다.
송파구 인재육성 장학재단은 송파구민이 십시일반 정성껏 모은 후원금과 구 출연금을 포함, 현재 24억원 장학기금이 조성했다.
1994년부터 2012년까지 총 1640명 학생에게 13억4000만원 장학금을 지원한 인재발굴 ?육성의 산실이다.
박춘희 구청장은 “올해 구정 역점사업으로 삼은 창의적 인재 발굴 ? 육성의 시작이 좋다”며 “두 분의 뜻을 기려 앞으로 지역 인재 양성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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