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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제로성장시대'...그 공포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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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하인버그의 [제로성장시대가 온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Book]'제로성장시대'...그 공포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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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제 주체에게 성장이 멈추는 것만큼 공포스러운 시나리오는 없다. 개인이나 기업 등 각 경제 주체들은 항상 성장을 전제로 미래와 생존을 계획, 확장해 나간다. 지금 경제 성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수십억명의 인류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든 성장이 멈춘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상상하기를 꺼린다. 기존 경제에서 '안정적' 또는 '중립적'인 상태는 없다. 성장과 위축, 둘 중의 하나뿐이다. '위축'은 경기 후퇴나 불황을 점잖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성장이 멈추면 당장 실업, 압류, 채무 불이행, 파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곤두박질친다. 이어 은행은 파산하고, 기업은 폐업한다. 성장을 토대로 구축된 통화ㆍ금융ㆍ사회시스템이 붕괴한다.

식량배분, 공공질서, 공공보건체계 등 사회적 안전망도 예외 없다. 심지어 젊은 여성들은 더욱 폭력에 노출되고, 아이들은 가정으로부터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 도덕, 질서의 붕괴, 강화된 폭력 및 공권력의 통제ㆍ감시ㆍ치안ㆍ비밀주의ㆍ자유 축소ㆍ언론 통제는 물론이려니와 부자와 빈민ㆍ노소 갈등, 차별이 확대된다.


미래를 얘기하는 정치지도자나 경제학자들에게 있어 제로 성장은 금기된 단어다.경제민주화나 복지, 분배를 말하면서도 큰 방향은 언제나 '성장'이다. 지금 성장은 구조적으로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위기에 처한 나라가 양적 완화 등의 처방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지만 이미 기관차는 절벽에 이르렀다. 현재와 같은 처방으로는 방향을 틀 수도 없다. 어떤 처방의 경우 절벽에 이른 기관차에 석탄을 질러넣는게 되기도 한다.

경제 위기에 대한 요인 분석 및 진단이 잘못 됐기 때문이다. 즉 모든 경제 주체가 성장이 멈춰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할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성장'의 종말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비겁한 경제학자들의 세상에 경종이 울렸다. 바로 리처드 하인버그의 '제로성장 시대가 온다'(부ㆍ키 출판)다. 이 책은 철저한 통계와 수치, 자료를 통해 경제 성장의 한계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간 경제학자들은 성장의 한계가 드러날 때마다 '기술 혁신' 등의 처방책을 내놓았다. 혁신을 통한 대체와 효율로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전과 같이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지 않는다. 리먼 파산이나 유럽발 금융위기는 현재의 경제시스템이 구조적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 적절하고도 타당한 개혁 없이 극복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하인버그는 현 경제의 성장이 가로막힌 요인으로 자원고갈, 환경 파괴, 기존 금융시스템 붕괴 등을 꼽는다. 이 세가지 요인이 하나로 묶여 제로 성장을 구조화시켰다고 설명한다. 제로성장 경제 또는 성장을 근본적으로 달리 정의하는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함을 역설한다. 성장 이후의 세상을 이끌 경제 토대를 세우고, 사회적 통합을 유지해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이다.


방안으로 부채와 자산을 일정하게 감축하는 '헤어컷'과 채무에 기반을 두지 않는 대안화폐, 공동 안보클럽 등의 가능성을 살핀다. 무엇보다 '지역 차원의 공동체 복원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될 수 있다. 연료가 줄어들면 국제 교역이 감소하고, 우리의 삶은 국지화될 수밖에 없다. 살기 위해선 이웃과 손잡아야 한다. 미래의 경제적ㆍ환경적 위기를 대비하려면 사회적 결속이 절실하다. 성장의 종말이 삶의 종말은 아니다. 오히려 '진보'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양적 성장에서 삶의 질로 돌아가야한다고 설파한다.


리처드 하인버그는 탈탄소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석유 정점'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와 환경운동가에게 영감을 주는 지식인으로 손꼽힌다. 하인버그는 이책을 통해 세계경제가 단순한 후퇴가 아니라 성장의 종말을 맞이했음을 논증하고, 새로운 경제 현실에 적응해 문명을 인간 본위로 유지할 수 있을지 전망한다.


('제로 성장시대가 온다'/리처드 하인버그 지음/노승영 옮김/출판사 부ㆍ키/값 1만7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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