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휴대폰 때문에 119 긴급전화 ‘골치’

충남도 119상황실, 하루 평균 2300건 긴급전화 가운데 300여건…번호식별, 위치추적 못해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개통이 중지된 휴대폰 때문에 소방본부가 골치를 썩고 있다.

쓰지 않는 휴대폰이라도 전원이 켜져있으면 대부분 119 등 긴급전화가 가능해 잘못된 신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11일 충남도 소방안전본부(본부장 정문호)에 따르면 최근 도 소방본부 119상황실에 접수되는 하루평균 2300여건의 신고전화 중 개통중지 휴대전화를 통한 신고는 13%를 넘는 300여건이나 됐다.

문제는 개통중지 휴대전화를 통한 신고들 대부분이 화재나 인명구조 등 긴급상황과 무관한 잘못된 신고란 점이다.

부모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휴대폰을 바꾼 뒤 쓰지 않는 휴대폰을 아이들 장난감용으로 주고, 어린이들이 이 휴대전화를 조작하다 긴급전화버튼을 눌러 119상황실과 연결되고 있다는 게 충남도 소방본부의 설명이다.

개통중지 휴대폰신고는 특히 119상황실에서 번호식별을 할 수 없어 되걸기나 위치파악 등 적절한 대처도 어렵다.

이에 따라 실제 긴급상황 등에 대한 처리가 늦어지고 119상황실 요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등 심각한 소방력 낭비를 불러오는 실정이다.

김현묵 충남도 소방본부 종합방제센터장은 “잘못된 신고로 소방력이 낭비되는 만큼 각 가정에선 쓰지 않는 휴대전화를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둘 것”을 당부하며 “개통중지 휴대전화를 이용해 긴급신고를 할 땐 위치와 상황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