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네이버도, 카카오톡도 하지 못하는 분야 발굴해야"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 창업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가 2005년 창업한 태터앤컴퍼니는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인수해 국내 IT 분야 창업 역사에서 흔치않은 성공 사례로 남았다. 구글에서 2년 간 근무하다 지난 2010년 모바일 앱 개발사 아블라컴퍼니를 세우며 다시 창업에 나선 그는 예약왕 포잉, 픽쏘, 불레틴 등 인기 앱을 잇달아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벤처 창업 성공과 글로벌 기업에서의 경험을 거쳐 다시 앱 사업 도전에 나선 그에게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을 들어봤다.
8일 노 대표는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는 앱을 만드는 것 보다는 모바일에서만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능성을 인정 받은 사업 모델은 이미 존재하거나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카카오톡이 잘 된다고 해서 지금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만들 수는 없다"며 "작은 분야일지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이를 점차 대중화 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 한 토막도 들려줬다. 노 대표는 "구글에서 모바일에서 검색량이 증가하는 분야를 보니 길에서 찾아봐야 하는 로컬 서치 분야가 눈에 들어왔다"며 "이를 토대로 레스토랑을 찾고 예약할 수 있는 포잉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앱 분야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턱대고 글로벌 시장이나 실리콘밸리를 노리면 필패"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에 맞춰 타깃 시장을 잘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 모델 검증을 위해 주변의 조언을 듣다보면 아이디어가 오히려 무뎌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그는 "창업에 나설 때 많은 조언을 듣게 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사업 모델도 비슷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차라리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페이스북, 아마존을 꿈꾸며 창업을 시작하겠지만 이들도 처음에는 작은 서비스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 큰 그림보다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네이버도, 카카오톡도 하지 못하는 분야가 분명히 있으니 이를 발굴하라는 것이다. 노 대표는 "한 번이라도 들어본 아이템이라면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비슷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 보다는 오히려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 모델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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