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자금, 주식 9.9조 순매수·채권 4.5조 순투자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총 25조원 규모의 주식 순매수 및 채권 순투자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9조9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채권시장에서 4조5000억원 이상 순투자한 유럽계 자금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한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7조6300억원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9조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가 1년 만에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외변수에 연계해 외국인 자금유출입이 특정기간에 집중되면서 증시 흐름을 좌우하고 변동성을 심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외국인이 각각 11조원, 9조7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던 1~3월과 8~9월 코스피지수는 각각 10.3%, 6.1%씩 상승한 반면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4~7월, 10~11월에는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계 자금유입이 급증했다. 2011년 15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을 주도했던 유럽계 자금은 지난해 9조921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아시아 및 중동 지역 국가도 각각 3조5560억원, 1조2080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반면 2011년 5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던 미국은 작년 1조17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매수세가 급감했다.
국가별로 프랑스가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3조298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고, 영국이 3조1400억원으로 역시 3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중국이 세번째로 많은 1조7800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국가가 순매수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은 82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외국인 주식 보유금액은 411조5730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60조1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2%로 전년대비 1.8%포인트 높아졌다.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7조3960억원을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 등)했다. 풍부한 유동성, 상대적인 금리매력 등을 이유로 통안채 투자가 급증했다. 작년 통안채는 11조6010억원 가량 순투자된 반면 국고채는 4조2540억원 가량 순유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정부기관의 채권 매수처가 아시아계 중앙은행 위주에서 노르웨이 및 칠레 중앙은행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정부기관 투자주체가 다변화됐다"고 평가했다.
장기채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전체 외국인 보유채권 잔존만기는 2011년 2.43년에서 작년 2.59년으로 증가했다. 2011년 말 3.03년이던 국고채 잔존만기는 작년 말 3.52년으로 길어졌다.
지역별로 2011년 3조3810억원의 순유출이 있었던 유럽이 4조5680억원 가량의 순투자로 전환했으며 미국도 2011년 1조1530억원에서 작년 2조3710억원으로 순투자 규모를 늘렸다. 반면 태국이 3조832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아시아에서는 1조1410억원 가량의 순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보유잔고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 작년 말 91조원으로 월말잔고기준 사상 처음으로 91조원을 돌파했다. 국채가 57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하고 있고, 통안채가 31조6000억원으로 34.7% 수준이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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