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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STX팬오션 조타수' 이종철 부회장 '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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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STX팬오션 조타수' 이종철 부회장 '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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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그룹에 남아 임직원들의 곁을 지켜주길 바랐지만…"


지난 33년간 STX팬오션을 지켜왔던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사진)이 퇴임했다.

4일 STX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사의를 표명했던 이 부회장이 결국 지난 1일자로 물러났다.


강덕수 STX 회장은 이 부회장의 퇴진을 만류하며 그룹에 좀 더 남아 달라고 잡았지만 이 부회장이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강 회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진을 결심한 것은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STX팬오션이 글로벌 해운업 침체와 그룹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따라 매각 절차에 들어가는 등 그룹이 위기상황을 맡게 된 데 따른 책임감을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 등을 이끌면서 쉴 새 없이 달려온 탓에 건강이 다소 악화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부터 STX팬오션과 지주 부문을 총괄해왔던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말 STX팬오션에서 손을 떼고 그룹 조선해양·엔진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STX그룹은 STX팬오션 매각 방침을 밝혔다. 이 부회장이 30년 이상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보내게 된 데 대한 책임감과 아쉬움이 컸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적 악화에 대한 중압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3·4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27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손실 229억원에서 10배 이상 손실이 커진 것이다. 글로벌 해운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영향이 크긴 하지만 오랜기간 회사를 지켜 온 경영진으로서 이 부회장이 느낀 부담감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1년부터 맡아 왔던 한국선주협회장직도 함께 내놨다.


1953년생인 그는 제물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범양전용선(범양상선의 전신, 현 STX팬오션)으로 입사해 영업 및 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04년 STX팬오션 대표이사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인정받던 최고경영자(CEO)였는데 이렇게 물러나게 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글로벌 업황이 살아나야 국내 조선·해업업계에도 볕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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