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희망, 아시아] 아시아경제가 세계 경제를 살린다 <총론>
외자유치 발 벗고 나선 캄보디아
라오스, 올해초 WTO가입 예정
태국, 항만물류 허브국가 야망
산유국 말레이시아 '자원대국'
[쿠알라룸프르(말레이시아)·자카르타(인도네시아)=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양곤(미얀마)·프놈펜(캄보디아)=황준호 기자, 방콕(태국)·비엔티안(라오스)=박미주 기자] 아시아는 경제 격전지로 변모 중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동북아시아를 넘보는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등은 관광사업,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연 5~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GDP)을 보이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을 개방한 미얀마는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점찍혀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동남아행 항공기에 오르는 것은 풍부한 광물 및 에너지 자원과 저렴한 인적 자원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아시아경제신문은 2013년 계사년을 맞아 내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성장'이란 키워드를 놓지 않을 동남아 6개국을 탐방하고 이들 국가를 공략에 나설 기업들을 위한 ABC에 대해 알아봤다.
◆미얀마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미얀마는 저렴한 인건비, 풍부한 자원,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 3대 성장잠재력을 모두 갖춘 기회의 땅이다.
먼저 인건비가 저렴하다. 미얀마 노동자 평균 월 임금은 100달러가 안되는 수준으로 이는 인근 동남아 국가인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미얀마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중국 공장들을 유인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미얀마는 또 복잡한 지질학적 구조로 에너지자원, 보석류, 희토류 등 각종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여기에 군부독재 아래 막혀 있던 시장은 이제 막 개방된 상태다. 미얀마는 버마(미얀마)식 사회주의(군부 독재)에서 45년간 국가 체제가 운영돼 오다 2011년 미얀마연방공화국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시장이 개방됐다. 민주화에 앞장 서 온 아웅산 수치 여사와 군부가 이념 갈등 보다는 '빈곤 퇴치'를 위해 나서기로 합의한 결과다.
지난해 미국, EU, 캐나다 등 서양 경제대국들은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앞다투어 풀면서 자국내 기업들의 미얀마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기존 강대국들의 경제 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미얀마를 적극 보호해왔던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일본도 미얀마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성장의 3박자를 골고루 갖춘 미얀마에 대해 이코노미스트(EIU)는 올해 GDP성장률은 5%대로 예상되며 내년 5.4%에서 2017년 7.3%까지 성장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새로운 외국인투자법이 국회를 통과한데 이어 이를 시행하기 위한 부속 시행령이 올 2월까지 마련될 예정이어서 미얀마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캄보디아ㆍ라오스 "꺾이지 않는 성장세"= 캄보디아는 개방의 문턱을 넘어서 발전을 위해 도약을 준비하는 나라다.
미얀마와 같이 농업과 봉재산업이 주요산업이면서도 캄보디아는 수출입이 자유롭고 달러 송금 등 미얀마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이 전면 개방된 상태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열리고 상장하는 기업이 생기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의 GDP성장률은 2010년 6%에서 2011년 7.3%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6.2%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지난 2004~2007년 11%에 달하는 고도 성장에 비해서는 다소 성장세가 줄어든 수치지만 세계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캄보디아의 면적은 18만㎢ 수준으로 남한의 80% 정도다. 인구도 1495만명 정도로 다른 동남아국가에 비해 작다. 하지만 태국과 베트남의 성장세를 바라보며 성장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태다.
인구 600만명의 라오스도 캄보디아와 상황은 비슷하다. 라오스는 매년 8% 가량씩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수력발전, 광물산업 등 외국인 투자자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시장을 개방한 상태다. 특히 라오스는 올초 WTO에 가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라오스는 국제사회에 맞는 법률과 규정을 갖추기 위해 투자법, 관세법, 수출입 요건 등 각종 제도의 개혁을 추진해 왔다. 투자 환경이 더욱 좋아진다는 뜻으로 향후 광물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등에 붐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을 넘보는 태국= 동남아 관광지로 유명한 태국은 한국을 넘보고 있다. 태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2010년 7.8%, 2011년 0.1%, 2012년도엔 5.5~6.5%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관광객 수 감소에 따라 성장세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액수도 증가세이며 주식시장은 올해 15년 만의 최고 호황을 누렸다.
정부 차원의 각종 인프라 구축도 전망을 밝게 한다. 대홍수 이후 태국 정부는 12조원가량을 물관리 사업에 투자키로 했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짓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향후 방콕에서 서쪽 미얀마 다웨이항구까지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15년 출범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로 인도차이나 반도가 한 시장이 되면 반도 가운데에 있다는 이점을 활용해 항만물류의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한국을 넘어설 차례'라고 호언장담하며 투자 유치의 문을 더욱 활짝 열어놓고 성장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 경제대국 꿈꾸는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 동남아시아 국가중 최초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가 말레이시아다. 1960년대 1인당 국민 소득이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높은 나라였음에도 이후 발전이 더뎠지만 뒤늦게 잠재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화교 자본의 중심으로 꼽히는 이 나라는 개발도상국 이상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산유국이라는 지위와 맞물려 동남아지역에서도 돋보이는 금융 산업의 발달은 이 나라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 본부를 말레이시아로 옮겨오는 것도, 박지성의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QPR의 주인이 말레이시아 기업인이라는 점도 말레이시아 경제의 위상이 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유일의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라는 것만 봐도 경제 및 정치적인 위상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막대한 천연자원과 광활한 영토, 세계 4위의 인구는 수출은 물론 내수 모두에서 인도네시아 경제의 힘을 보여준다. 전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여파속에서도 인도네시아는 매년 6%대 성장률을 달성하며 쾌속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과거 중국이 누렸던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가 인도네시아로 옮겨오고 있다는 점과 중산층 확산에 따른 소비주체의 확대는 이제 인도네시아가 성장을 위한 쌍끌이 엔진을 장착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오는 2030년 인도네시아의 GDP가 독일 영국을 추월해 세계 7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황준호 기자 rephwang@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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