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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2013]정직이 국가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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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이 국가,기업 운영 효율성 높이는 핵심가치
정직, 경쟁력 확보 위한 필수조건 되는 시대 도래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정직은 교과서에 존재하는 관념적인 덕목일 뿐이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배웠지만 "정직한 사람만 손해 보는 세상"이란 말이 가슴에 더 와 닿는다. 정직은 바람직한 것임에도 실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과정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압축 성장의 시기를 지나며 정직은 '무능력'과 동의어가 됐다. 그래서 도덕성을 함양하는 것과 경쟁력을 키우는 일은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과연 이 법칙은 언제까지 유효한 것일까. 정직은 개인의 성공, 기업의 발전 그리고 국가경쟁력 향상과 상관없는 거추장스런 구호에 불과할까. 정직하지 않은 사회와 그 경제는 지속가능할까. 우리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 흔쾌히 말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성취보다 중요한 결정적 무엇이 결여돼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상인은 원산지를 바꾸고 기업은 회계장부를 조작한다. 전문직의 탈세는 기본이며 정치인은 공(空)약으로 유권자를 속인다. 학자는 논문을 베끼고 관료는 자신에게 부여된 자율성을 사적 이익과 맞바꾼다. 상대방이 정직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편이 안전하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머리를 굴리며 살아가야 한다. 국가는 개인을 감시하는 시스템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며 기업은 부패방지에 사용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


사회 지도자들이 부패사건에 연루돼 감옥으로 향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성공과 정직'이 별개의 문제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비교적 손쉽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받을 때 이런 생각은 확고해진다. 정직보다는 편법과 요령이 실질적인 '삶의 지혜'로 여겨지고 이는 암암리에 후대로 전파된다.

◆선진국 문턱에서 정직을 말하다


한 국가를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들이 한국처럼 '드라마틱'하게 분산된 나라도 드물다. 우리는 무역규모 세계 8위를 자랑하지만 국가경쟁력은 20∼30위권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부패의 정도를 보여주는 순위에선 40위권이다. 기업의 회계투명성은 75위에 불과하다. 그간 우리가 청렴성이나 투명성 등 '미래가치'보다는 당장의 몸집 키우기에 치중해왔음을 방증하는 결과물이다.


진정한 선진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법과 정의가 잘 지켜지는 공정한 나라를 일컫는 것임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런 가치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말이다.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은 단순히 경제력만이 아니라 도덕성 지표에서도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있다. 이에 이르는 자격 요건의 하나는 부패의 수렁에서 벗어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국가와 기업의 효율성의 기본이기도 하다."


◆정직이 국가경쟁력이다


정직과 신뢰의 부재는 '부패'라는 사회현상으로 시스템화(化)된다. 부패가 어떤 경로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연구는 셀 수 없이 많다. 하버드대학의 '부패, 윤활유인가 방해꾼인가 중대한 장애물인가'라는 논문에 따르면 부패는 국내외 투자를 감소시키고 사회인프라 구축에 들어갈 공공 투자를 왜곡시킨다. 인력의 자기계발 동기를 약화시키고 적절한 배치도 방해한다. 이런 방식으로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직간접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하시키며 이는 부패를 촉진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반대 개념에서 정직이 국가경쟁력의 기본 바탕이 된다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신뢰할 때 생기는 창조적 에너지는 국가경쟁력 향상의 기본요소이자 핵심가치가 된다. 시각을 기업으로 좁혀도 방향은 같다. 시장은 청렴한 기업에 점점 더 높은 평가를 내린다. 값이 비싸더라도 사회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의 물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정직은 품격이며 품격은 시장가치로 전환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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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과 신뢰가 통용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단기간 내 가능하지 않다. 부패가 만연하는 분야를 솎아내,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며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한다. 무엇보다 발각의 위험과 그 형벌의 크기가 부패를 통한 잠재적 이익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구성원 모두가 인지할 때 비로소 정직은 싹트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ㆍ경제ㆍ정치 각 분야에 걸쳐 우리가 처한 '정직'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한국과 한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거짓보다는 정직이, 편법보다는 원칙이 통용되는 더 나은 삶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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