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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車 신연비 공개 왜 미적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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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엔 수치높은 구연비 표시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신연비를 숨겨라." 신연비 의무적용을 불과 일주일가량 남긴 자동차업계가 여전히 홈페이지 등 공식 정보채널에 구연비만을 표시하며 늑장을 부리고 있다. 구연비 적용 시, 신연비보다 수치가 높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26일 국내 완성차 브랜드 5개사 공식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신형 아반떼는 신연비 기준 14㎞/ℓ수준이지만 홈페이지에는 17.5km/ℓ의 구연비만이 표시돼있다. 또 다른 베스트셀링모델 쏘나타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차종 중 신연비가 표시된 차량은 벨로스터, 제네시스, 제네시스 프라다, 싼타페 등 일부에 불과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또한 올해 출시한 뉴SM3를 제외하고는 신연비를 공개하지 않았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뉴 SM5 플래티넘 출시 시에도 구연비 기준만을 공개한 채 신연비는 인증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혀, 신연비와 구연비 간 격차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쌍용자동차 역시 홈페이지 내 차량 제원 공개에 연비 기준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다만 기아자동차의 경우 올해 출시된 K3와 K7, K9, 레이, 뉴소렌토R, 뉴카렌스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차량에 대해 복합연비라는 명목으로 신연비를 표시했고, 한국GM 역시 신연비에 대한 표기를 병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내년 1월부터 모든 차량에 신연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2012년 이전에 검사를 받은 차량 엔진에 한해서는 구연비 표기를 허락해 올해까지는 병행 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의무적용 기간이 아닌 이상, 연비가 낮은 신연비를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다며 여전히 쉬쉬하는 분위기다. 한 국산차 딜러는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 구매자들에게는 신연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전 모델보다 연비가 좋아졌는데도 신연비 기준으로는 떨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의무적용 전까지 최대한 고지를 늦추고 소비자들에게 높은 연비를 인식케 하자는 속셈인 셈이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차들조차도 구연비 중심으로 홍보하고 있어 얄팍한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신연비는 다섯 가지 실제 주행 여건(도심ㆍ고속도로ㆍ고속 및 급가속ㆍ에어컨 가동ㆍ외부 저온 주행)을 모두 반영해 구연비보다 20%가량 연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아차 레이의 경우 구연비에선 ℓ당 17.9㎞를 달릴 수 있지만 신연비에선 13.9㎞ 정도다.


차량 구매를 고민 중인 황기석(29)씨는 "판매 중인 차종마다 연비 표기방식이 다르다보니 구연비 기준인지 신연비 기준인지 매번 묻게 돼 헷갈린다"며 "곧 없어지는 구연비 기준으로 차량 구매를 선택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연비에서 신연비로 넘어가는 일종의 과도기에 업체들이 판매 유불리를 떠나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연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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