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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때늦은 후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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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6개월에 1번 초음파검사 등 받아야
전문가 권고대로 검사 받는 비율 20%에 불과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간암은 폐암 다음으로 많은 생명을 빼앗는 암이다. 환자의 절반가량이 후기에 발견돼 완치율도 낮다. 특히 B형 간염환자가 많고 음주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간암 발생률 1위다. 열거한 것들은 모두 '잘 알려진' 사실들이다. 그러니 간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충분히 대비할 만도 한데 현실은 정반대다. 간암은 한국인 5대암 중 조기검진 수검률이 꼴찌다. 위암이나 유방암은 70%에 달하는데 간암은 20% 수준이다. 왜들 이러는 걸까. 이유는 간암의 특성 그리고 건강보험의 허점에 있다.

◆간암 고위험군 10명 중 8명 '검진 안 받는다'


국립암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검진 국가 권고안에 따라 검진을 받는 간암 고위험군은 21.5%에 불과했다(2012년). 이 수치는 3년째 감소세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봐도 2009년 한 해를 제외하곤 10% 후반대에서 20% 초반을 오르내린다. 반면 위암은 70.9%, 유방암 71.0%, 자궁경부암 67.9%에 달했다. 그나마 대장암이 낮은 편으로 44.7%다.

더 흥미로운 건 세부 자료다. 간암 검진 대상은 40세 이상 고위험군인데 이들의 수검률이 21.5%에 불과한 반면 오히려 일반인 그룹의 수검률이 20.9%로 고위험군과 엇비슷했다. 해가 갈수록 '정상인'의 수검률은 올라가고 '고위험군'의 수검률은 감소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간암 고위험군이란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사람을 말한다.


◆자각증상 없어 발견 땐 이미 '3,4기'


"당신은 간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고위험군 10명 중 8명이 검진을 무시하는 이유는 뭘까.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간암 검진은 배에 젤을 바른 후 기기를 문지르는 방식의 '복부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라는 피검사 2가지로 진행된다. 피검사는 정확도가 좀 떨어져 초음파검사가 가장 유용한 조기검진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초음파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20만원 정도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고위험군의 경우 국가는 1년 단위로, 전문가들은 통상 6개월에 한 번 초음파검사를 권장하고 있으니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송태진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산병원 간담췌외과)는 "B형 간염치료제를 복용하는 고위험군 환자들은 병원에 주기적으로 오기 때문에 그나마 검사를 받게 되지만, 간수치가 내려가 약을 중단한 사람들은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검진에 소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원인으론 '침묵의 장기'로 유명한 간의 특성이 꼽힌다. 간암은 '누가 걸릴 것인가'를 예측하는 건 쉽지만, 자각 증상이 없어 고위험군 환자들도 '방심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유병철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간암은 간경변이나 만성 간염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생기는데, 간암과 기존 간질환의 증상이 비슷해 간암이 생겨도 잘 모르는 수가 많다"고 말했다. 간암은 증상이 있다해도 '예전보다 피곤하다'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배 윗부분에 통증이 오는 식의 모호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초음파검사 유용…전문가들 "건보적용 절실"


결론적으로 간암 완치율 향상을 위해선 '고위험군'으로 하여금 더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다. 자신이 고위험군이란 사실은 환자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주치의가 지시하는 대로 검사를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는 초음파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절실하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초음파 급여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여의치 않게 됐다. 박근혜 당선인은 모든 초음파검사를 급여화 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쉽지 않은 일로 여기는 듯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분야만 따로 급여화 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방식이 건강보험 급여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라 난색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보건당국이 의지만 가지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란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간암은 누가 걸리나
간암의 70% 정도는 간경변에서 발전한 것이다. 간경변은 여러 이유에서 생긴다. B,C형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 만성화 되면서 생기거나, 지속적인 음주로 발생하기도 한다. 10년이 지나면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11%, 20년이 지나면 35%에서 간암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만ㆍ당뇨ㆍ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성질환도 간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간암에 걸릴 수 있나
음주자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고, 지방간이 방치되면 간염과 간경변으로 악화된다. 이는 간암의 위험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있으니 비음주자도 조심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전체 지방간의 80% 정도다.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ㆍ운동부족 그리고 이로 인한 비만과 당뇨이며, 이는 거꾸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


#간암 검사는 누가 어떻게 받아야 하나
대한간학회는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에 1번 복부초음파와 AFP(혈청태아단백) 검사를 권고한다. 그런데 복부초음파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국가암조기검진사업에서 1년에 1번 지원하고 있으니 나머지 1번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고위험군이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나 만성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간경변증이 있거나 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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