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권 보호"...유럽 소송, 시장 우위로 자신감 찾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유럽에서 제기한 애플 제품 판매 금지 신청을 전격 철회한다. 미국 법원이 최종 판결에서 애플의 삼성 제품 판매 금지 요청을 기각한 직후다.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고 있는 유럽에서 소비자를 볼모로 한 전쟁보다는 공정한 경쟁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5개국에서 표준특허 침해를 근거로 제기한 애플 제품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할 예정이다. 판매금지 신청 철회와는 별도로 애플의 표준특허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 주장은 그대로 유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정에서의 다툼보다는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이 중요하다"며 "유럽의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놓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은 미국 법원이 애플의 삼성 제품 판매 금지 신청을 기각한 직후 알려졌다. 미국 법원은 17일(현지시간) 최종 판결에서 삼성 제품 26개에 대한 미국 내 영구 판매 금지를 요청한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애플 제품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하는 배경을 놓고 소송과 시장에서 모두 유리한 입장에 놓인 삼성전자의 자신감 회복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애플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어내고 있다. 영국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며 애플에 공식 홈페이지, 현지 주요 일간지, 정보기술(IT) 전문지 등에 판결 내용을 공지하라고 명령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5960만대로 1위를 기록해 시장에서도 애플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모적인 소송은 줄이고 시장에서 제품력으로 경쟁하는 쪽을 선택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고 이미지 개선도 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이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남용 조사에서 유리한 결정을 얻어내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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