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방송사의 거짓 전화에 속아 환자 정보를 유출한 뒤 숨진 영국의 왕실 간호사가 스스로 목매달아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1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들은 수사당국이 장난전화를 처음 받았던 런던 킹에드워드7세병원의 간호사 자신사 살다나(46)의 사망 원인이 자살로 결론났다고 보도했다.
살다나는 지난 7일 숙소에서 목을 매달고 숨진 채로 동료와 경비원에게 발견됐으며, 모두 세 장의 메모를 남겼다.
웨스트민스터 검시법원은 그녀의 손목에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상흔이 발견됐으며 타살을 의심할 단서는 없다고 밝혔다.
담당 검시관은 "그녀가 남긴 문서 중 두 장은 현장에서, 한 장은 그녀의 소지품에서 발견됐다"고 말했으나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매체는 메모 중 하나는 호주 시드니의 '2Day FM'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들이 그녀에게 걸었던 장난전화에 대한 내용이었고, 다른 한 장에는 그녀의 장례식과 관련한 요청이 있었으며 마지막 메모에는 병원 직원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날 살다나는 영국 여왕과 찰스 왕세자를 가장한 호주 방송 진행자의 전화를 받고 진짜 왕실에서 걸려온 전화인 줄 알고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비의 담당 간호사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이후 담당 간호사 역시 방송사 측을 진짜 왕실로 믿고 미들턴의 치료 정보를 알려줬다.
이 통화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환자정보 관리체계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전화를 연결했던 살다나는 지난 7일 병원 내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언론들은 그녀가 심적 부담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난전화를 걸었던 호주 방송국 진행자들은 향해서는 세계적으로 비난이 쏟아졌고 이들은 결국 방송에서 하차했다.
살다나는 인도에서 9년 전 영국으로 이주했으며, 킹에드워드7세병원에서는 4년 넘게 근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의 죽음이 알려진 후 인도에서는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이 추모 집회를 열고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으며, 방송사는 유족에게 위로금 32만6000파운드(약 5억6500만원)를 전달키로 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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