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본 올해 증시 (3) 泡]
5년전 대선과 데자뷰...거품 빠진 정치테마주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2012년은 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20년 만에 겹친 선거의 해다. '선거의 해' 답게 올해 증시에서는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이든 상관없이 정치테마주들이 급등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무더기 하한가로 돌아서며 올해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있어 테마주를 통한 '한탕의 꿈'은 결국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올해 정치테마주는 크게 대선후보들의 인맥 수혜주와 정책 수혜주, 두 갈래로 나눠볼 수 있다. 인맥테마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안철수 후보가 직접 경영했던 안랩이다. 안철수 후보는 기존 정치인이 아닌, 제 3의 대선후보로 주목받은 만큼 올해 가장 큰 이슈가 됐다. 인맥테마주, 정책테마주할 것 없이 많은 종목들이 안철수 후보와의 인연을 엮어 주가 상승을 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안랩은 안철수 후보가 경영했던 곳인 만큼 대표 테마주가 됐다. 그러나 연초 이후로 보면 안랩은 15만9800원에서 지난 11일 3만9950원으로 결국 올 들어 주가가 75% 떨어졌다. 안철수 후보 인맥 테마주 중 정문술 창업주와 안철수 후보간 친분이 부각되면서 테마주 반열에 올랐던 미래산업도 전날 292원에 마쳐 동전주 신세로 원상복귀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수술을 했던 인연으로 문재인 인맥테마주에 이름을 올린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도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거품이 급격히 꺼지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은 연초 주가가 워낙 낮았던 터라 연초대비는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올해 최고가 대비해서는 전날까지 각각 65%, 68%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6일간 급락세를 나타내고 이날도 시초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폭탄 돌리기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인맥 테마주 중 대표적인 것은 동생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인 EG다. EG 역시 연초 이후 전날까지의 주가 수익률이 -49.47%로 손실 상태다.
대선후보의 공약 따라 수혜를 기대하며 주가가 급등락했던 정책 테마주도 있다. 이중 '경제민주화'테마는 대선잠룡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 3인이 공통적으로 외친 덕에 올해 대표 정책 테마로 자리잡았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들의 시스템통합부문(SI) 정부ㆍ지방자치단체 사업 참여가 제한될 것이라는 소식에 중소형 SI업체인 경봉 등의 주가 급등이 이어졌다. 그러나 경봉도 연초 이후 주가가 11.93% 하락했다. 이외에 사람인에이치알 등 일자리주, 신공항주, 복지관련주 등이 정책 테마주로 군림하며 올 한해 급등락을 반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식적인 주가 급등은 결국 거품이 꺼지기 마련"이라며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테마주로 언급되던 종목들의 주가가 선거 직후 급락해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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