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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제 커뮤니티 시설부터 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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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골프연습장·한옥 게스트하우스·아이들 영어마을…

아파트, 이제 커뮤니티 시설부터 보는 시대 ▲6m에 달하는 18개 타석 연습장과 20m 롱퍼팅그린, 스크린골프, 피칭룸을 갖춘 대규모 실내골프연습장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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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굿샷! 고개를 들지 않으니까 훨씬 좋은 자세가 나오잖아요."

박상민(46세ㆍ가명)씨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 한 번 둘러볼까라는 생각에 찾았다가 단지 안에 문을 연 야외 골프연습장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티칭프로의 친절한 원포인트 레슨까지 더해지자 입주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실내 골프연습장이 있지만 말 그대로 연습장일 뿐 이렇게 야외에 제대로 된 골프장을 갖춘 곳은 처음 본다"며 "주말마다 외곽으로 나가는 것도 고생인데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계약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경로당이나 놀이터가 전부였던 아파트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이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어린이 영어마을 등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주택시장 장기 침체로 투자 수요보다는 실거주 위주의 주택문화가 정착되면서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이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 게다가 특화된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가진 아파트단지는 주변보다 높은 시세로 아파트값을 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내 골프장 "아파트 맞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랜드마크 아파트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로 유명하다.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등 약 3300㎡ 규모의 스포츠 시설과 북카페, 독서실, 키즈룸 등을 갖추고 있다. 2009년에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의 전용 84㎡ 평균매매가(KB 국민은행 시세 12월 기준)는 13억7500만원. 이는 인근 지역에 올해 입주한 아파트 반포 힐스테이트의 전용 84㎡ 평균매매가인 12억4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에서 2010년 입주한 '동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도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이 아파트는 각 블록별로 골프연습장, 피트니트센터, 사우나, 독서실, 어린이 놀이방, 연회장, 게스트하우스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와 별도로 2개동의 출입 로비를 하나로 통합시킨 호텔식 허브로비와 다목적실, 미팅룸 등 일반적인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커뮤니티 시설로 단지를 채웠다. 동천 래미안의 전용 84㎡ 평균 매매가는 5억9000만원으로 인근에 입주한 동문굿모닝힐 5차의 전용 84㎡ 가격인 3억75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높다.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도 가격차가 상당하다.


분양의 보조수단으로만 여겨지던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분양성공요인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에서는 커뮤니티 시설 특화를 통한 차별화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진화는 운동, 교육 등을 콘셉으로 한 특화설계와 입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로 업그레이드 됐다"며 "아파트 밖을 나가지 않아도 단지 내에서 쇼핑, 여가, 문화 생활은 물론 힐링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리빙'이 가능해지면서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샘플하우스가 마련된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주변 지역에 이미 입소문이 난 상태다. 단지 내에 조성된 30~50m 규모의 6홀 미니형 파3 골프장과 클럽하우스는 왠만한 미니 골프장보다 낫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6m에 달하는 18개 타석 연습장과 20m 롱퍼팅 그린, 스크린골프, 피칭룸을 갖춘 대규모 실내 골프연습장까지 조성됐다. 여기에 25m 길이의 4개 레인을 갖춘 실내수영장과 800㎡ 규모의 대형 피트니스 센터도 함께 꾸며졌다. 게스트하우스와 개인작업이나 동호회 활동이 가능한 스튜디오, 200석 규모의 남녀 대형독서실 등은 다른 단지에서 찾기 힘든 커뮤니티시설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연욱 분양소장은 "샘플하우스를 개관한 이후 방문객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단지 내 야외골프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라며 "아파트를 투자보단 실거주 목적으로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아지면서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규모 미분양이 많은 용인에서도 이 아파트 단지의 계약률이 점차 늘고 있다.


반포 래미안·계양 센트레빌 등
문화·건강·교육공간 특화
주거만족 높아 집값상승 견인


◆문화코드 반영한 시설도 관심= 최근에는 스포츠 커뮤니티시설뿐 아니라 문화 커뮤니티시설도 부각되는 추세다. 삼성물산이 서울 마포구 용강동 용강 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리버웰'은 단지 안에 한옥(안채, 사랑채, 문간채)을 복원시킬 예정이다. 중장년층에게는 한옥에 대한 향수를 충족시켜주고, 이를 접해보지 못한 어린 자녀들도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는게 삼성의 설명이다. 이중 한 채는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해 입주민과 방문객들의 휴식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정자 2곳을 조성해 티하우스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커뮤니티시설 상부에는 한옥처마선을 형상화했다. 이 아파트 주변에는 조선후기 한옥 정구중가(서울시 민속자료 17호)와 연계된 한옥공원과 아이들이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와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한옥 놀이터도 조성키로 했다.

아파트, 이제 커뮤니티 시설부터 보는 시대 ▲단지에 한옥(안채, 사랑채, 문간채)을 이축·복원해 전통·문화 생활을 즐기록 있도록 한 '래미안 마포 리버웰'.


자녀들의 교육과 건강을 모두 챙긴 곳도 있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서 분양 중인 '계양 센트레빌'에는 건강과 교육을 테마로 한 '스포웰ㆍ에듀웰'이 들어선다. 커뮤니티시설의 쾌적한 공간을 위해 산소발생장치와 사운드 테라피, 광덕트 시스템이 설치키로 했다. 광덕트 시스템은 태양광을 실내에 유입해 집중력, 아토피, 우울증 등에 도움을 주는 장치다. 폭포소리, 파도소리 등 일정한 소음을 통해 집중력 향상과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는 사운드 테라피 시스템과 기억력, 집중력 향상,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산소발생장치가 독서실에 설치된다.


특화된 커뮤니티시설은 입주율을 높여주기도 한다. 2개월째 입주를 맞는 '청라 반도 2.0'은 현재 75%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GX룸, DVD룸, 주민회의실, 독서실ㆍ문고 등 여느 단지처럼 다양한 주민편의시설을 구비하면서도 다른 단지와 차별되는 점은 바로 'YBM과 함께하는 단지 내 영어마을'이다. 청라지구 분양단지 중 최초로 들어서는 이 시설은 분양 때에는 알려지지 않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반도건설은 입주민의 편의와 교육을 위해 인근 학원가가 활성화될 때까지 단지 내 영어마을을 지원키로 했다. 입주민 김소정(37)씨는 "주변에 변변한 학원시설이 없어 걱정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영어마을이 들어서 한시름 덜었다"고 전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건설사들도 구색 맞추기식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는 추세"라며 "수준 높은 커뮤니티시설은 입주민에게는 높은 주거 만족도를, 건설사들에게는 브랜드 가치와 프리미엄 형성을 도움을 줘 성공적인 분양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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