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퇴원 후 진주 신청사 착공식 참석 등 현장 진두지휘
"일자리가 최고 복지" 고졸 600여명 면접 챙기며 인재 발굴도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남다른 연말 강행군이 화제를 모은다.
최고경영자(CEO)의 바쁜 연말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지난달 폐 종양수술을 받아 성치 않은 몸에도 이끌고 눈 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해내며 '헌신 경영'의 귀감이 되고 있어서다.
6일 LH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번 주 서울 및 수도권지역 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전국 영업현장 순회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 3일 고양직할사업단을 방문해 원흥지구 분양현황을 점검한 것을 시작으로 성남 위례사업본부, 경기지역본부, 인천지역본부를 차례로 돌며 사업 추진 경과를 보고 받고 부지 판매 목표 달성을 독려할 계획이다.
LH 고위관계자는 "본사와 가까운 사업본부를 우선 돌아보고, 이후 전국 단위 사업장으로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돌아보며 지원하거나 해결해야 할 사안이 무엇인지 파악해 내년 사업방향을 확정하도록 몸을 아끼지 않고 현장경영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말 '2013년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뒤 현장 순회 일정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수술 직후에는 신입사원 채용, 진주 신청사 착공식을 빼놓지 않고 챙기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취업 소외계층을 차별없이 중용해야 한다는 평소 신념에 따라 고졸 채용 전형을 일일이 챙겼다.
전국 653개 특성화고 졸업예정자와 졸업자 중 학교장 추천을 받은 1975명의 지원서류를 살펴보고, 600여명의 면접 응시자를 모두 만나 '숨은 인재'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이지송 사장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정책"이라며 "이번 채용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학력이 아닌 실력을 기준으로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는 열린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최대 규모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정부 권고 기준을 훨씬 넘는 공채 40%를 고졸로 채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맡은 분야에서 국가발전을 선도한다"는 이 사장의 평소 지론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건설역군에 대해서는 성역없이 화끈하게 지원할 방침이다. 합격자들을 인턴과정 없이 현업에 즉시 배치하고 급여ㆍ교육 등 전반에 걸쳐 공기업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 줄 방침이다.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졸사원과 동등한 승진기회를 갖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야간 대학 진학시에는 심사를 통해 등록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 사장의 헌신이 LH의 경영정상화 시금석이 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역사적 통합 이후 닥친 재무적 위기와 두 조직간의 갈등, 사업구조조정 등을 해소하는 원동력은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이 사장의 굳은 결의와 쉴틈 없는 강행군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업무에서는 매섭게 몰아치면서도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격식없고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조직의 융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LH 고위관계자는 "거의 매일같이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하는 등 스킨십 경영이 조직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하다"며 "고희를 훌쩍 넘긴 고령임을 감안하면 고개가 숙연해질 정도"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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