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0.1% 성장 금융위기 수준(종합)

한은, 속보치보다 더 떨어져…올 전망치 2.4% 달성 불가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우리나라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1% 성장에 그쳤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0.2% 증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1.5% 증가했다. 이에따라 한은이 전망하고 있는 올해 경제성장률 2.4%(전년 동기 대비 기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국은행은 6일 "올 3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대비 0.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1분기와 같은 수치로 3년 6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 0.2%에서 0.1%p 더 떨어졌다. 전분기 대비 실질 GDP는 올 1분기 0.9%에서 2분기 0.3%로 떨어졌고 3분기에 다시 주저앉았다.

1년 전과 비교해서도 GDP 성장률은 1.5% 상승에 그쳤다. 역시 속보치를 0.1%p 밑돌았다. 2009년 3분기 1.0%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대비 GDP 성장률도 올 1분기 2.8%, 2분기 2.3%를 기록하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로써 올해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인 연 2.4% 달성이 어려워졌다. 한은은 지난 10월 초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4%로 0.6% 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에 3.7%로 봤다가 지난 4월 3.5%, 7월 3.0% 등으로 계속 낮춰왔다.

한은 경제통계국의 정영택 국민계정부장은 "설비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면서 제조업 성장률도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특별한 성장 요인이 없는 한 올해 성장률인 연 2.4%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 2.4%를 달성하려면 전기대비로 4분기 성장률이 1.6%가 돼야 하는데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힘들다는 설명이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운송장비, 정밀기기, 비금속광물 등이 줄어 전기대비 0.4% 감소했다. 반면,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2.8% 성장하며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 금융보험 등이 증가하면서 0.1%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전기대비 0.7% 증가했다. 수출은 2분기 -0.6%에서 2.8% 증가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늘면서 0.1%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가 전기대비 4.8% 감소하며 성장률 하락을 이끌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원유 등 국제원자재의 가격 하락으로 인한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전기대비 0.5% 증가했다. 총 저축률은 30.1%로 전기대비 1.1%p 축소됐다. 국내 총투자율은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전기대비 1.7%p 하락한 26.0%를 기록했다.

정 부장은 "소득이 가계부채 문제와 고용 부진으로 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민간소비 회복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11월과 12월 중 수출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기대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