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조세 무리뉴 감독이 내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란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이에 발맞춰 그의 잉글랜드 무대 복귀설도 힘을 받고 있다.
앞서 스페인 '마르카'는 3일(이하 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별을 이미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플로렌티노 페레즈 단장과도 완전히 등을 돌린 사이이며, 내년 6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카'는 스페인 내에서 페레즈 감독의 대변인격으로 여겨지는 매체다.
특히 페레즈 단장이 무리뉴에 대해 "스스로 숨통을 끊어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가 최근 세르히오 라모스, 알베르토 토릴 유소년팀 감독과 불화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에 승점 11점 차로 뒤지며 3위에 머물고 있는 점도 한 몫했다.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 역시 무리뉴의 사임을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전까지의 성적과 개인적 친분, 시즌 중반까지 꽉 짜여진 챔피언스리그 일정 탓에 곧장 갈라서지는 못할 것이라 전했다. 무리뉴는 지난 시즌 4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2016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반면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거취 논란에 대해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4일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불화설을 묻는 말에 "난 한마디도 하지 않겠다. 기사를 쓴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라"라고 퉁명스레 답했다.
이어 "내가 말할 필요는 없는 내용이며, 아마 단장 역시 어떤 얘기도 않을 것"이라며 부정한 뒤 "우린 좋은 관계에 있지만 이 상황에 뭔가 더할 생각은 없다"라며 "아무런 내용이 없는 불화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무리뉴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영국 언론은 벌써부터 무리뉴의 잉글랜드 복귀설을 양산하고 있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 사임은 잉글랜드 무대에 만만찮은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
무리뉴 감독이 잉글랜드로 돌아가길 원한단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 감독 경력은 완벽했지만, 아직 한가지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라며 "바로 잉글랜드 클럽과 함께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4일 무리뉴의 사임이 로베르토 만치니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나 라파 베니테즈 첼시 감독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평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에도 불구,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실패를 맛봤다. 첼시는 무리뉴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팀이다.
조만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를 찾아야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됐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가 영원히 감독직에 머무를 순 없으며, 무리뉴는 어떤 팀에서도 잘 해낼 것"이라며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냈었다는 게 이유다.
한편 만치니 감독은 무리뉴의 맨시티 부임 가능성에 대해 특유 유머로 받아쳤다. 그는 4일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는 무리뉴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간다는 기사를 읽었다"라며 "다음날은 인터 밀란, 그 다음날은 맨시티, 맨유, 그 다음날은 첼시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리뉴 감독이 자신의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익살을 부렸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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