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오종탁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나흘 째인 3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낙동강 벨트' 사수에 나선다. '야풍(野風)'의 진원지인 부산 사상을 시작으로 PK(부산·경남) 지역에서 '박풍(朴風)'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같은 날 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자 표밭인 TK(대구·경북) 지역을 공략한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시민들의 힘이 TK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박근혜, 부산 사상구서 盧정권 실패론 역설…野風 잠재우기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문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의 서부버스터미널을 찾아 "지난 정권(참여정부)은 최악의 양극화 정권이었다"고 규정한 뒤 "나라를 두 쪽 내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다"고 맹비난하며 '참여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실세였던 문 후보가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며 야풍 잠재우기에 나섰다.
PK는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었지만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총선에서 야권이 40.2%에 달하는 지지율을 확보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구도가 형성됐을 당시 새누리당과 야권의 지지율의 합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부동층이 늘어난 대신 '50 대 30'의 구도가 형성된 만큼 문 후보의 지지율을 30% 이하로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다.
그만큼 박 후보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날 30분 단위로 일정을 잡고 11개의 일정을 소화하며 부산 전 지역에서 세몰이에 나선다. 서동시장, 부전시장, 충무동로터리, 사하구 다대씨파크, 중구 피프광장을 돌며 차례로 유세를 벌인다.
또 박 후보는 민생 챙기기 차원에서 구포시장과 거제시장, 진시장 등 부산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한다. 이어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를 찾아 노동 현안에 대한 해결을 약속하고, 기독교 지도자들을 만나 국민대통합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문재인, 'MB고향' 포항서 경북 동해안 발전 계획 발표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에서 5일장이 열리는 태화장터에 들르고 울산대를 방문한 뒤 오후부터 TK 지역 집중 유세에 돌입한다. 문 후보는 우선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난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지만 오히려 지역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경북·동해안 발전 계획을 발표한다.
이후 문 후보는 경산 영남대에서 유세한 뒤 대구로 넘어가 대구백화점, 경북대,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차례로 방문한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TK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었지만 지금은 대구의 경우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전국 광역시도 중 최하위"라며 "문 후보는 경산, 대구 유세를 통해 '새누리당이 TK의 압도적 지지에 대한 책임을 외면했다'는 점을 적극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후보는 전날에는 전남 여수·순천·광양 등 호남 지역을 찾아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비판하고 참여 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같은 날 경남 사천·진주·함안·김해를 방문해서는 "노무현을 낳고 키운 경남 도민들이 정권 교체의 선두에 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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