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먹어봐" … 클럽 필수품 '예거밤' 무작정 마셨다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클럽과 바(bar) 등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에너지음료 칵테일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0일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에 따르면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서울 홍대 거리와 이태원 등의 주류판매업소를 방문한 결과, 조사대상 업소 64개 가운데 75%인 48개 업소에서 '핫식스', '레드불', '번인텐스' 등 에너지음료를 소주, 양주 등 각종 주류와 혼합해 판매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소에서는 ▲고카페인 음료를 섞은 칵테일을 판매하거나 ▲고카페인 음료와 양주를 함께 묶어서 세트로 판매 ▲소비자가 직접 자유롭게 섞어 마시도록 고카페인 음료를 진열·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카페인 혼합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고카페인 음료를 섞은 칵테일의 경우 '예거밤', '아그와밤'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자칫 고카페인 음료를 섞었는지도 모른 채 마실 위험성도 있었다.
일부 업소에서는 칵테일을 설명하는 메뉴판에 '클럽 갈 때 말이 필요 없는 파워 칵테일'이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들에게 고카페인 음료를 혼합한 알콜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현재 독일이나 인도 등에서는 카페인 섭취가 건강상 위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탄산음료의 카페인 함유량을 제한하거나 '에너지'라는 용어 사용을 금지시키고 있다.
영국에서는 16세 이하 청소년이 고카페인음료를 섭취하는 것 자체를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최근 4년간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5-Hour Energy' 제품과 관련된 사망 사례만 모두 14건에 이르는 상황이다.
녹색식품연구소 측은 고카페인 음료와 알콜을 혼합해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인체 유해성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 음료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적절한 행동 지침을 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주류 판매업소들에 대해서도 고카페인 음료와 알콜을 섞어 마실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부착하고 메뉴에 고카페인 음료 함유 사실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표기할 것을 주장했다.
녹색식품연구소 허혜연 팀장은 "소비자들은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에 고카페인 음료와 주류를 섞어 마실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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