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27일부터 시작된 18대 대선 선거운동 초반부터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두 진영간의 비방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책경쟁보다는 상대당과 상대후보를 흠집내고 깎아 내리는 네거티브경쟁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박-문 두 후보는 유세전에서 자신이 대한민국 미래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네거티브의 재료는 경쟁상대의 과거에 집중하고 있다.
◆朴 "盧-文 증산층 붕괴"=선거운동 사흘째인 29일 박 후보는 수도권 공략에 나서면서 서울 서부권→경기 김포→인천의 15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했다. 박 후보는 중산층 재건을 약속하면서 중산층과 경제붕괴의 책임을 노무현 정부로 돌리며 당시 실세인 문재인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목동 유세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붕괴시킨 중산층을 재건해 중산층 70%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고 "이념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나라를 이끌도록 하면 중산층이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인천역 유세에서는 문 후보와 민주당이 연평도 포격 희생자를 위로하지 않는다며 안보관을 부각시켰다.
박 후보가 밖에 나간 사이, 새누리당은 문 후보에 십자포화를 날렸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후보가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있으면서 나이를 속여 이산가족 상봉을 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문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가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에 포함되게 되었던 것은 문재인 후보가 신청해서가 아니고 북측의 가족이 이산가족 상봉자로 선발되고, 그들이 문재인 후보를 만나고 싶은 남측의 가족으로 요구했기 때문에 포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 文위선-안보관 부각='문재인 후보의 위선시리즈'를 매일 내놓고 있는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4탄으로 NLL관련한 문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이상일 대변인은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유세분위기를 비교하며 "박근혜 후보는 서민을 살리고 중산층을 재건하기 위한 민생 이야기를 한 반면 문재인 후보는 정치공세, 정치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재갑 부대변인은 문 후보와 민주당의 '이명박근혜' 공동책임론에 대해 "'노무현 정권 시즌2’ 만들기가 국민적 저항에 막히자 민주당이 가당찮은 조어(造語)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노무현 디스카운트 현상’을 국민들이 똑똑히 기억하는 터에 새누리당마저 자기 수준으로 ‘하향평준화’하려는 민주당에 고소(苦笑)를 금치 못한다" 고 말했다.
◆文 "이명박근혜 정권 실정"=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전날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벨트 유세를 하면서 '이명박근혜'프레임을 통해 현 정권의 경제실정을 부각시키고 박 후보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후보는 전남 광양 및 순천 유세에서는 '참여정부 호남 홀대론'에 언급하며 "호남이 차별과 소외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 호남 홀대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후보를 향해 "평생을 공주처럼 살아와서 서민의 삶을 모르는 후보"라며 "취직 걱정ㆍ빚 걱정ㆍ월세 걱정해본 일 없고 물가도 모르는 후보,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적 없는 후보가 민생과 복지를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여수유세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통과를 막아놓고서 경제민주화를 말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잘한 게 하나도 없으니 빵점이고, 박 후보야말로 빵점정부의 공동책임자"라며 정권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유세에서는 "제가 노무현의 꿈을 다시 살려내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영등포당사에서 문 후보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우선 박근혜 후보의 동생인 박지만씨 회사 소유 건물에 룸살롱이 영업 중이라는 한 언론보도를 토대로 융단폭격을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 소유 건물의 룸살롱 입주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성대통령론을 앞세운 박 후보의 친인척 관리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가 이를 알고도 가만히 있었다면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민주, 朴 로고송 동생 지만씨 논란점화=박 대변인은 "국민은 박 후보가 여성대통령론을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않을 수 없다"며 "박 후보는 즉각 지만씨 건물에서의 룸살롱 영업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조원진 불법선거감시단장은 "유흥주점과의 임대차 계약은 전 소유주와의 계약으로, 건물을 인수한 박지만씨 회사는 계약 갱신을 하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 내용증명을 통해 밝혔다"며 "민주당은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유흥주점을 내 보낼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어 로고송 '박근혜가 죽여줘요' 논란을 부각시켰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여성비하 인식도 문제지만 로고송 제작과정에서의 마구잡이 일처리 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되지 않을 수 없다"며 "박근혜 후보 선거홍보 로고송의 저작권 승인을 받지 않아 지금도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 대변인은 박선규 대변인의 '문재인 위선시리즈'에 반격카드인 '이명박근혜 정권 5년간 민생경제는 파탄났다'시리즈를 시작했다. 김 대변인은 1탄으로 "이명박근혜 정권은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를 탄생시킨 정권"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명박근혜 정권은 매년 60만 개, 임기 5년간 3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며 "희망근로니, 청년행정인턴이니 하며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거 만든다고 호들갑을 떨었어도 2011년까지 만들어진 겨우 일자리는 81만 1,000개(연평균 20만 3,000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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