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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건설' 숙제 못풀면 차기정부, 경제 못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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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건설현장 누볐지만 지금이 제일 힘들다
부동산이 경제에 직접 영향 미국·일본 사례 꼭 기억해야
포화상태 국내시장 벗어나 해외로 나가야 살아남아


[아시아초대석]'건설' 숙제 못풀면 차기정부, 경제 못푼다 ▲김호영 경남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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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건설역군.'
대한민국 경제성장 신화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어다. 어려웠던 시절, 오지의 중동 건설현장을 누비며 오일달러를 벌어다 준 건설인들이 '한강의 기적'을 현실화시킨 '밀알'이었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30여년 안팎 건설업에 종사한 이라면 누구나 그런 자부심을 훈장처럼 가슴 속에 묻어두고 곤경에 처할 때마다 되새기곤 한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화된 경기침체 국면은 건설업이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한 차원 높게 변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명예'만을 되새겨서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어서다. 30여년 안팎 건설업에 종사하며 경제발전에 기여해온 '오리지널 건설맨'은 생존의 DNA을 작동시킬 줄 안다. 저상장시대에 걸맞는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아마도 열사의 땅에서 '사서 고생하던' 경험이 그런 영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


김호영 경남기업 사장은 이같은 변화를 모색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근 해외건설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김 사장을 만나보니 상을 받은 기쁨보다는 시급하고도 절실한 과제에 심취한 모습이 그대로 느껴졌다. 1시간여에 걸친 대담에서 건설업은 이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최근 김 사장은 베트남 하노이에 순수 국내자본으로 '랜드마크72' 빌딩을 완공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김 사장은 "예전에는 해외건설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으면 언론에 대서특필됐는데 생각보다 조명을 받지 못했다"며 씁쓸해 했다. 곧바로 이어진 김 사장의 말은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해 실망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해줬다. "그만큼 한국경제에서 건설업종이 차지하는 입지가 좁아진 것 같아 자괴감이 들기까지 했다"고 했다. 수십년 해외 건설공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서 해외수주 5000억달러 달성이라는 이정표가 부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자나 자동차 등 다른 업종의 급성장하며 상대적으로 해외건설이 덜 부각되는 데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전통의 건설사마저 법정관리로 내몰리는 사태가 안타깝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이내 생산적인 미래를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해외담당 부사장을 거쳐 경남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37년 넘게 건설인으로 살아오며 쌓은 내공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그는 "차기 정권이 해결해야할 경제현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건설경기 연착륙"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여타 업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미국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는 신문스크랩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건설업계 전반을 부실로 이끄는 최저가 입찰제도, 건설시장 양극화 등은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과제인 만큼 정부의 정책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건설업체가 매출 실적만 고려해 평균 낙찰률이 70% 초반에 불과한 공사 비중을 늘리면 만성적인 시공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공공물량에서는 적정 실행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건설사들은 건전한 경영을 통해 종사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최악의 경우 10년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건설업체들도 주택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대형건설사가 경기에 휘둘리면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돌변하게 된다"며 "해외사업도 단순히 각각의 업체가 수주에 매달려 출혈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IT와 플랜트, 기자재와 시공사가 융합하는 수직계열화 등의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는 조언도 내놨다.


경남기업이 에티오피아, 스리랑카의 법인을 현지화시켜 건설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자생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다. 김 사장은 "해외건설면허 1호 업체로서 향후 글로벌 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고 말했다. 현재는 35%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3년 안에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사장은 "토목, 건축, 플랜트 등으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현재 35%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3년 이내에 60%까지 끌어 올리겠다"며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경쟁력있는 견적과 기술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을 계기로 신사업 개척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랜드마크72 주거단지 분양은 90% 이상 이뤄졌을 정도로 현지 호응이 컸고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받았다"며 "경기회복 가능성이 무르익을 즈음 오피스, 호텔, 주거공간 등을 분할 매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태진 기자 tj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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